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2월 11일 16시18분
세계를 향한 맑고 밝은 마음의 눈에 의한 성찰
김형중 시인 다섯번째 시집 ‘그날의 기억’
김형중 시인이 다섯번째 시집 ‘그날의 기억’(도서출판 북매니저)을 펴냈다.
시인은 ‘향긋한 사람 냄새가 그립다’ 발간후 5년 여동안 모은 작품을 이번 시집에 담았다.
제1장 ‘지난 이야기들’ 등 모두 6장에 85편의 시가 실렸다. 진솔하면서도 간결한 시어는 더 나은 시적 성취를 향한 시인의 의지로 보인다.
‘오색으로 물든 山봉우리가/한 폭의 산수화로/석양 강물에 누웠다.//멀리 흘러온 중년의 세월에/추억을 담은 돌팔매가/강을 건너려고 몸을 날린다.//시절을 되새긴 물수재비의 파장은/동심의 강물을 신나게 뛰어가더라.(‘물수제비’ 전문)’
물수제비라는 파동을 들여다보며 삶을 성찰하는 시인의 내면이 드리워져 있다. 또, 살아가며 만난 인연을 의미 있는 모습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돌멩이가 잔잔한 수면에 닿으면 찰방찰방 몇 번을 튕겨 오르면서 건너뛰는 자리마다 ……모양으로 물결이 생겨난다. 건너뛴 그 물결이 사라지는 것은 눈 깜짝할 사이. 한생이 저무는 것도 찰나이다. 누군가 곁에 조금 더 살아 주었으면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렇게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도 내가 내 안으로 스며드는 일일터이다.
시인의 이미지와 사상은 삶에 대한 긍정과 세계를 향한 맑고 밝은 마음의 눈에 의한 성찰에서 이루어진다.‘맑은 햇살에 곱게 빚은/구름 한 조각/커피 잔 위에 다소곳이 앉았다.(‘구름 한 조각’ 중)’
시나브로, ‘구름 한 조각’의 여유는 결국 시인에게 추억의 꽃으로 다가온다. 조용하고 조심스럽고 얼핏 무뚝뚝해 보이는 그의 속이 얼마나 화사한지, 신비롭게 울리고 떨리는지, 그의 시집을 열어 보아야만 알 수 있다. 시인의 이번 시집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애정과 저물어 가는 아름다운 세상의 풍경으로 가득 차 있다.
시인은 “시는 추상의 나래를 펼치는 언어예술이다. 언뜻 보면 현실을 벗어난 허황한 이야기 같으나 시 속에는 아름다운 생명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면서 “30여 년 동안 한결같이 삶의 이야기를 담담(淡淡)하게 표현해 왔다”고 했다.
시인은 중·고교에서 12년간 교편을 잡았으며, 벽성대학 교수, 중국 연변대학 객원교수, 전북여자고등학교 교장, 원광보건대 교수 등을 지냈다. 저서로 시집 ‘허수아비들의 노래’ , ‘어머니의 지게’, ‘길’, ‘ ‘향긋한 사람 냄새가 그립다’, ‘그날의 기억’, 에세이집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당신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하얀 흔적들’, ‘내 삶은 어떤 색깔이었을까’ 등을 펴냈다. 현재 새전북신문 논설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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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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