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2월 11일 17시13분
[사설]도의회 예산 심사, 봐주기 안 된다
전북도와 도 교육청의 내년도 세출예산이 도의회 통과를 앞둔 가운데 지난 10여 년간 예산 심의를 분석해보니 없이 거의 전액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민들이 자신들에게 위임해준 예산 심의권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예산삭감이 능사는 아니지만 수십 년 이어온 같은 당 집행부와 의회 구성으로 빚어진 현상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실제 도의회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본예산 일반회계 기준 도의회의 예산 조정권, 즉 총예산 대비 삭감액과 배분 증액 비율을 뜻하는 예산 수정률은 전국 최저 수준인 0.26%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쉽게 말하자면 전북도와 전북교육청이 편성한 예산 대부분이 도의회 심사대를 무사통과한 셈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의회 가운데 0.24%인 경북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 0.90%와 비교해도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서울이 2.49%, 경기 2.47%, 제주 2.29%와 비교해보면 무려 10배 안팎에 달하는 큰 격차를 보였다.
더욱이 예산 배분권, 즉 세출예산 삭감액을 예비비나 유보금이 아닌 일반예산 항목에 증액 배분하도록 유도한 비율은 0%에 그쳐 한층 더 심각했다. 예산 수정 자체가 미미할 뿐 아니라 삭감액마저 어디에 어떻게 다시 배분해 활용할 것인지 고민이 부족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듭 지적하지만, 편성 예산을 삭감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지역별 편차를 보면 같은 당 소속 집행부와 의회가 ‘봐주기 심의’를 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서울과 경기, 제주처럼 여야 정당이 고루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는 지역과 달리 특정 정당 독식 현상이 고질화한 이른바 영남과 호남에서 그 현상이 심하다.
유권자는 정당을 떠나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시민의 혈세를 잘 지키라고 예산 심의권을 줬다. 한데 10여 년 넘도록 사실상 무사통과했다면 도민들이 의심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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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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