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2월 15일 15시05분
시외버스 적자 고통… 정부·전북도 해법 찾아야
운송원가 대비 재정지원 부족, 적자 누적 심화""요금 승인 권한은 국토부, 재정 부담은 지자체
만성 적자로 당장 운행 중단 위기에 몰린 도내 시외버스. 이미 전체 운행 대수의 4분의 1 이상을 세워두고 추가 운행 중단을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도내 외 일부 노선의 추가 운행 중단을 전북도에 신청한 상태고, 올스톱의 위기마저 높아가고 있다.
서민들의 발이 묶일 위기를 타개하는 지름길은 전북도의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북도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운송 적자 840억 1,045만 원 가운데 697억 3,676만 원만 지원했다. 운송원가에 20%가량에 해당하는 142억 7,369만 원을 부족하게 지원한 셈이다.
한국운수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조규석 박사는 “전북은 가뜩이나 대당 운송 수입이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데 재정지원은 되레 타 시도보다 적다”라며 “전북도가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가 운송원가를 조사해 전국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조 박사는 “그러다 보니 전북도는 지역 사정은 외면한 채 ‘다른 지역보다 수입이 낮은 것은 경영을 합리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버스회사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물가 안정을 위해 원가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요금을 억제하는 것도 시외버스 재정적자의 한 원인이다.
시외버스업계는 지난해 7월 시외버스 요금을 ㎞당 66.32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요금 승인 권한을 가진 국토부는 ㎞당 6.92원 인상을 허용했을 뿐이다.
재정지원은 지자체에 떠넘기고, 요금은 국토부가 가진 구조도 문제다. 시외버스는 광역자치단체의 경계를 넘어 운행하고 있어 전 국민이 이용하는 만큼 정부가 적자재정을 지원하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전북도가 정부에 건의해서 재정지원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게 조 박사의 조언이다.
운행 중단 같은 버스 업계의 경영 판단을, 노선허가권을 쥔 전북도가 틀어쥐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북도는 지난 3월 적자를 견디지 못해 적자 노선 운행을 중단하겠다는 버스업체의 요구를 수개월째 뭉개고 있다.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법정 다툼을 벌이는 이유다.
지자체의 교통정책을 논의한 가칭 교통협의체 구성도 시급하다. 버스 업계는 “전북도와 버스업체, 이용자인 시민사회가 함께 모여 재정지원, 버스요금 같은 문제를 논의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라는 주장이다.
운행 중단을 승인하지도, 그렇다고 적자 보전을 위한 재정지원도 묵묵부답인 전북도뿐 아니라 서민들의 발이 묶일 처지에도 전북도의회 역시 시외버스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다.
시외버스 문제 해결을 위한 전북도와 도의회의 대책이 촉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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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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