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2월 15일 15시06분
문화와 나눔으로 가득했던 탄핵의 순간
14일 전주 풍패지관 앞 1만5,000명 인파 집결“국민의 뜻 이뤄져...헌재 심판 순간까지 지켜볼 것”
14일 오후 3시 전주 풍패지관 앞 충경로는 추위를 녹이는 연대와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지켜보기 위해 모인 시민은 주최 측 추산 1만5,000명에 달했으며 현장은 마치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집회는 주최 측이 마련한 다양한 공연과 활동이 흥을 돋웠다. 가요를 함께 부르며 응원봉을 흔드는 시민들의 모습은 콘서트장을 연상케 했다. ‘1시간 술먹고 폭파 모임’, ‘붉은 피순대 국밥 연합’ 같은 기발한 깃발을 든 참가자들은 현장에 웃음을 더했다.
현장은 나눔의 열기로도 뜨거웠다. 대학생 이규현씨는 ‘찻물은 민주주의로 끓는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혁신보이차당’ 이름으로 보이차 나눔을 진행했다. 그는 “추운 날씨 속에서 시민들에게 따뜻함을 나눌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준비한 1,000잔 중 절반 이상이 벌써 나갔다”고 말했다.
남원 시민 10여명은 ‘남원 아줌마들’이라는 이름으로 집회 참여자들에게 국밥을 나눴다. 한 참가자는 “동네 주민들과 마음을 모아 국밥 2천 그릇을 준비했다”며 “작지만 시민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근 상인들도 화장실을 무료 개방하며 집회에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안경점, 식당, 카페 등 7곳 이상 상점이 화장실을 개방,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화장실을 개방한 다비치안경 전주중앙로웨딩거리점의 이모 안경사는 “다 함께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이런 거라도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이 정도 규모의 집회는 몇 년 만에 보는데 국민의식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께 대형 스크린을 통해 표결 결과가 발표되자 현장은 환호성과 박수로 들끓었다. 찬성 204표로 탄핵안이 가결되었다는 소식에 참가자들은 기쁨을 나눴다. 한 여성 참가자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며 “국민의 뜻이 결국 이뤄졌다”고 탄성을 내뱉었다.
집회를 주최한 윤석열퇴진전북운동본부는 “이번 탄핵 가결은 시작일 뿐”이라며 “헌재의 심판이 남은 만큼 끝까지 시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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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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