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강영희 - 2024년 12월 16일 17시12분
대통령 탄핵과 무관한 쌀값 정상화, 한 대행 거부권 행사 유력
양곡법 개정안, 농수산유통가정안정법 등 농업민생 4법 17일 국무회의서 거부권 건의 전망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 산지 쌀값 18만원 후반대, 정부 지원 반드시 필요 주장
양곡법 2차례 거부된 법안 자동폐기 수순밟나 우려 속 야권 숨고르기 전망
■탄핵 격동기 전북 어디로
②거부권 또 행사할까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기대를 모았던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민생 4법이 다시 폐기될 위기에 놓인 모양새다.
농가들의 막대한 손실을 해소할 쌀값 정상화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분류되지만 정부는 최소 2조원 예산 투입을 우려하는 등 법 시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리실은 정부가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에 대해 국무회의 상정 및 거부권 행사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나, 현재로서는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당 법안은 양곡관리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등 농업 민생 4법 개정안과 국회법·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등 6개에 이른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거부권에 부담을 느끼며 해당 법안들과 분리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미 윤 대통령에게 이들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바 있다.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지난달 28일 처리한 법안으로 지난 6일 정부로 이송됐고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21일까지다.
이에 따라 17일 정례 국무회의에서 법안 재의요구안을 상정·심의·의결하지 않으면, 거부권 행사를 위해 별도의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야 하는 만큼 이날 처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현 정국 상황을 감안하면 한 권한대행의 막판까지 고심이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과 협력이 긴요한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탄핵 정국에서 이탈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표심, 한동훈 대표 사퇴 흐름과 맞물려 국회에서 재표결 절차를 밟게 될 경우 통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도내 한 의원실 보좌진은 “정부의 재의 요구안에 따라 본회의에 다시 상정될 경우에 대비해 민주당은 또 한 차례 세를 결집할 것”이라며 “농업민생 4법은 기후 위기에 대비하고 초토화돼 가는 농민들의 삶을 보호하는 지원책이라는 점에서 국회가 다시 적극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 소추 요구안 투표에 앞서 이원택 농해수위 간사와 윤준병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농업 민생 4법에 대한 내란 부역자의 거부권을 거부한다는 논평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윤 의원 등은 “내란 수괴 윤석열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탄핵됐다 . 따라서 윤석열 정부가 내놓는 그 어떤 정책도 이제는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농식품부의 강제적인 벼 재배면적 감축을 핵심으로 하는 쌀산업구조개혁대책은 윤석열 정부 농정 실패의 책임을 쌀 농가에 떠넘기려는 얄팍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는 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을 반대, 쌀 과잉생산을 줄이겠다며 벼 재배면적 감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목표대비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고, 정부가 약속한 쌀값 20만원 약속도 지키지 못했고 앞으로도 이행 가능성 자체가 요원한 상황이다. 작년 10월 이후 계속된 하락세 속에서 최근 쌀값은 전년 대비 14.3%나 떨어진 18만 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편 농업민생 4법은 사전적 생산조절 및 사후적 시장의무격리의 내용을 담고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해 농산물 가격 폭락에 대응해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한 농산물 가격안정제를 도입토록 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 피해를 입은 농어가에 재해 이전까지 투입된 생산비용을 보장하는 농어업재해대책법,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 할증 적용을 배제하는 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다. /서울 = 강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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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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