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재발견]전공의와 의대생은 돌아올 준비를 하세요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에도
골든타임은 존재합니다
12.3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혼란은 12.14 국회에서 가결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일 단락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남겨두고는 있지만 합리적인 판단 하에 이 혼란스러운 사태를 조기에 잘 마무리 지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는 하였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참으로 위대하다고 느꼈습니다. 순간적인 위기가 올 때 마다 재빨리 원상으로 회복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국민입니다. 아울러 비상계엄부터 몇 번에 걸친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를 보면서 저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일어난 일련의 일들이 우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분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년 6개월간 그분께서 재임하면서 일어났던 일들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한일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나라 국민을 강제로 징용해서 저지른 일조차 우리나라가 일본정부를 대신해서 보상해주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처리하는데도 일본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라 가기만 하였습니다. 과거 일본 식민지 시대에 있었던 친일파들이 득세하도록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뉴라이트 등 이에 걸맞는 인사들을 국가 요직에 등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애국지사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싣고 오는 공군조종사가 떨리고 감격하는 목소리로 하늘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보고하던 모습이 생생한데 공산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프레임을 씌워서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제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외국 순방에 나선 대통령께서 현재 우리나라와는 직접적인 관계도 없고 말할 필요도 없는 대만 문제를 거론해서 중국사람 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함으로서 중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고는 발표 전날까지도 이긴다고 호언장담하던 모습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의대 정원 2천명에서 그 정점을 찍었습니다. 총선에서 의사들을 코너로 모는 프레임으로 총선에서 유리한 전략으로 사용 하려다가 실패한 것이 어쩌면 총선패배의 한 가지 원인이 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초기에는 이러한 발표가 정부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 생명을 담보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속셈이 드러나면서 민심은 확 돌아서지 않았나 합니다. 만일 이러한 정책을 한 달만 늦게 발표해서 총선정점에 이용하였다면 국민들은 깜박 속아서 그릇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면 어찌 했을까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합니다. 제가 읽은 어떤 컬럼에서는 의사 정원 2,000명이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냐 하면 그분께서 생맥주 2,000cc 먹다가 생각해 냈다는 말이 도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말을 우리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2024년 11월 6일자 한국일보 김지은 기자의 컬럼 ‘듣지 않는 대통령, 말하지 않는 참모’를 보면서 저는 ‘고쳐서 쓸 수 없는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하였는데 어쩌면 제 생각이 맞지 않았나 합니다. 지금부터 우리들은 냉정하게 생각하고 올바르게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나라 역사에 다시는 이런 분을 국가지도자로 모시는 우를 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의사부족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여기서 제가 한 가지 여러분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에 의사가 부족해서 의사 만나기가 어려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의사가 부족하다면 당연 의사 만나기가 어려워야 합니다. 그런데 사방팔방에 널려있는 것이 병원이고 의원입니다.
하지만 예외인 과들이 존재합니다. 출산율은 감소하고 응급환자는 많아서 힘들고 의료사고 발생률이 높은 산부인과의 인기는 급락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때 부터인가 산부인과 전공의를 모집해도 단 한명도 지원자가 없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아마도 지금부터 10년이 넘은 시기부터 지속되어 왔습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과들이 바로 요즘 회자되고 있는 산부인과, 소아과, 일반외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 의료 과들입니다. 힘들고 돈도 많이 못 벌고 의료사고 등 법적인 문제로 시달리는 이러한 과들의 기피는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의사 수부족이라는 이슈로 이번 사태가 일어났지만 진정 시발점은 바로 이 필수 의료 과 문제 해결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사태를 이 기피 과들은 체념처럼 받아들이고 있는데 여기서 시작된 쓰나미가 엉뚱하게도 그동안 잘하고 있었던 나머지 과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렸습니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와 저렴한 의료수가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근본부터 붕괴시키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의사의정원확대보다 현재 있는 의사들의 효율적인 운용이 정답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백범 김구의 ‘나의 길, 나의 소원’이라는 KBS 다큐를 보았습니다. 서울의 봄과 광주 민주화 운동도 보았습니다. 역사의 굴곡마다 이를 헤쳐 나갔던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봤습니다. 코로나 19의 깊은 강을 헤쳐 나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과 오바마 대통령도 부러워했던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잘못 만난 대통령 한분 때문에 무너트릴 수는 없습니다. 그 골든타임은 앞으로 한 달입니다. 만일 2025년 2월 말까지 전공의와 의대생이
복귀하지 않으면 엄청난 의료대란과 대한민국의료는 붕괴되고 모두가 불행해지는 사태가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전공의, 의대생, 정부는 이점을 유념하였으면 합니다.
/두재균(전주 소피아여성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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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2-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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