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2월 31일 15시48분
연말 잇달은 악재에… 자영업자 “살길 막막”
계엄 여파 속 항공기 참사까지… 정부 대책 효과 미미행사 취소·소비 침체로 지역경제 악화 지속
전북지역 자영업자들이 연말연시 잇따른 악재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항공기 참사로 타격을 입으면서 지역 경제는 ‘절망의 12월’을 보냈다.
1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14개 시·군에서 계획된 타종식, 해맞이 행사, 시무식 등 주요 신년 행사가 국가 애도 기간과 맞물려 취소‧축소됐다. 이에 따라 지역 상인들은 연말 특수는커녕 예약 취소와 매출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전주, 익산, 장수 등은 앞서 마련한 축제 일정마저 모두 연기하거나 취소하며 추모에 동참했다.
전주 덕진구에서 20년째 고깃집을 운영해 온 이모(59)씨는 “올해 12월은 장사하면서 이렇게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계엄령이 선포된 후 송년회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고 항공기 참사 이후엔 예약 취소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평소 연말에는 단체 회식 예약만으로도 하루 매출이 200만 원을 넘겼지만 올해는 테이블 대부분이 텅 비었다는 설명이다.
부안에서 해안가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2)씨는 “해넘이 행사가 취소되면서 연초 관광객 방문이 완전히 끊겼다”며 “해넘이와 해맞이 행사는 겨울철 잠시나마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올해는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고 한탄했다.
정부는 계엄령 여파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각도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항공기 참사로 인해 실질적인 효과가 무력화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대책도 소비심리 위축과 주요 행사의 연기로 빛을 발하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소비 침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 경제의 장기적 침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상인들은 “단순한 대출이나 보조금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소비 진작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 상인은 “이 상태로 1월까지 간다면, 많은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김상훈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1-01 6면
http://sjbnews.com/837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