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5년 01월 06일 15시53분
한 집 건너 한 집… `임대' `폐업'
-전북 3년 사이 일반·휴게음식점 2,887곳 폐업-경기침체와 소비위축 속 자영업자 시름
6일 오전 11시 찾은 전주 금암동 대학가. 한때 학생들과 주민들로 붐비던 골목은 이제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늘어선 모습으로 바뀌었다. 불과 반년 사이 이곳에서만 음식점과 카페 6곳이 문을 닫았다. 문을 닫은 곳 중에는 20년간 자리를 지켜왔던 식당도 있다.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은 뜸했고, 대학가 특유의 활기와는 거리가 먼 조용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폐업한 가게 내부로는 텅 비어 있는 실내와 쓰지 못한 의자, 먼지가 쌓인 테이블이 보였다.
“코로나 때는 배달 주문이라도 있어서 버텼는데, 요즘은 배달도 줄고 가게를 찾는 사람도 없다”며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53)씨는 비어 있는 옆 가게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다들 힘들어서 하나둘 떠나고 있다”며 “나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경기침체와 소비위축 속 음식점들이 폐업하며 골목상권에 유례없는 불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상권의 위기는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는 3년간(2022~2024년)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2,887곳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991곳, 2023년 927곳, 2024년 969곳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일수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2곳 이상, 매달 약 80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전북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98만6,000명 사업자가 폐업했으며,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음식업의 폐업률은 16.2%로 전체 평균(9%)을 크게 웃돌았다.
경총 관계자는 “최근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인건비 부담도 높아 중소･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경영난을 버티지 못해 폐업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수 활성화와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대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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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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