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1월 07일 14시07분
만경강의 생명과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 수묵으로 담다
전주현대미술관, 박종갑 초대전 ‘만경(萬頃）_수묵여정(水墨旅程)’
작가가 오랜동안 작업실 인근의 강인 만경강(萬頃江)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깨달은 생명과 순환,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수묵화로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서, 현대인이 잃어버린 자연과의 연결을 되찾고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는 자리로 꾸려진다.
작가의 ‘만경(萬頃)’은 일만 만(萬)자와 이랑 경(頃)자로 조합된 강(江)의 이름이다.'만경(萬頃)'은 전북 지역의 강인 만경강에서 유래한다.
작가는 작업실 인근에 위치한 이 강을 자주 거닐며 자연이 이루는 생명의 순환을 관조해 왔다. 이를 통해 인간이 처한 환경 문제와 인류의 나아갈 길에 대해 성찰하며, 생명과 자연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만경강은 작업실과 지척에 있어 자주 거니는 곳으로 자연이 이룬 습지를 관조하며 스스로 드러나는 생명의 순환을 생각하게 한다. 이는 근래에 인간들이 처한 환경에 대해 돌아보고 인류의 나아갈 길에 대한 성찰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 전반의 화두를 살펴보면 생명에 관한 여러 단면을 찾아볼 수 있다.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인간적 불안과 번민을 작업의 주제로 삼아 표현하고 있다.
오늘날 정신보다는 물질을 중시하는 과시적 소비문화가 타성화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불안과 번민에 찬 우리의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천인합일(天人合一)과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정신적 근원의 의미들을 되새겨 본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이지 않음을 보고 들리지 않는 가운데 들음을 추구하며 정중동(靜中動), 무위행(無爲行)의 비가시적 세계에 대한 사유의 장을 열어 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 등으로 인류의 생명이 위협받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담아냈다. 물질문명이 주는 편리함 속에서 인간적 삶이 불안과 번민으로 가득 차 있는 현실을 반영하며, 천인합일(天人合一)과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정신적 근원을 되새긴다.
현대의 인간들은 과학이 이루어내는 속도와 변화에 숨 가쁘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질문명은 생활의 편리를 주고 있으나 인간적 삶은 불안과 번민으로 가득찬 형국이다. 인류가 이루어가는 발전의 속도와 변화에 과연 우리는 삶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
작가는 전주출신으로,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학장으로 재임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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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0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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