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5년 01월 09일 16시25분
긴 설 연휴, 해외여행 준비로 분주…도심 자영업자들은 한숨
전북도청 민원실 여권 발급 방문 증가“손님들 다 떠나면 손해만 남아” 자영업자들 우려
9일 오전 10시 30분께 전북도청 민원실. 여권 발급 창구에서는 서류를 접수하거나 신청서를 작성하는 민원인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한 대학생은 “이번에 친구들과 첫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민원실을 찾은 이모(42)씨는 “연휴가 길어진 덕분에 가족들과 태국 여행을 가려고 한다”며 “오랜만에 해외여행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전북도청 민원실 관계자는 “12월부터 여권 발급 민원이 꾸준히 늘어났으며, 오늘 방문한 민원인 대부분도 여권 발급이나 재발급 목적으로 온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 연휴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과 더불어 연차를 사용할 경우 최장 9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연휴가 장기화되면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도심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전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승연(42)씨는 “연휴 동안 대부분 사람들이 고향이나 해외로 떠나면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며 “특히 이번처럼 긴 연휴는 대목이 아니라 손해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화산동에서 지역주민과 직장인들을 상대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1)씨도 비슷한 우려를 전했다. 그는 “보통 명절 연휴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늘어날 거라 기대하지만, 긴 연휴가 되면 사람들은 거의 다 떠나버린다”며 “이번 연휴에도 매출 감소를 각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설 연휴 기간 대책을 발표했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철도 및 항공 할인, 관광지 무료 개방 등으로 국민들의 이동과 소비를 지원한다. 숙박 쿠폰 100만장을 배포하고 중소기업 근로자 15만명을 대상으로 40만원 국내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휴가지원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이번 설 연휴는 관광 산업과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도심 자영업자들의 우려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한 자영업자는 “긴 연휴라 사람들이 다 떠나버리면 가게 문을 열어도 매출이 안 나오고 문을 닫아도 고정비는 나간다”며 “결국 손해를 보는 건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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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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