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인턴기자 - 2025년 01월 12일 14시03분
테디베어와 함께 떠나는 신나는 세계여행
테디베어와 오대양 육대주 20여 도시 여행도시 역사와 문화 담은 테디베어들의 신나는 무대
전 세계 어린이들은 누구와 함께 잠들까. 엄마나 아빠, 오빠나 누이가 아니다. 곰 인형, 테디베어다. 우직하면서도 사나울 것 같은 곰이 아이들의 애착 인형이자 친구가 된 건 ‘테디베어’ 인형 탓이다.
테디베어는 미국의 26대 대통령인 테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의 애칭인 테디에서 나온 것으로 사냥에서 곰을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대통령에게 보좌관들이 새끼 곰을 산 채로 잡아다 사냥한 것처럼 총을 쏘라고 하자 이를 거절했다는 일화가 미국 전역에 퍼지면서, 사람들이 이를 소재로 ‘Teddy Bear’를 만들어 상품화한 데서 유래한다.
친근하고 앙증맞은 테디베어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은 상상만으로도 신나는 일이다. 군산 테디베어 뮤지엄이 테디베어와 떠나는 세계여행을 안내한다.
군산시 월명동 근대화 거리 중심에 있는 군산 테디베어 뮤지엄 전 세계 주요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생동감 있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박물관은 테디베어와 그의 친구들이 타임 요트를 타고 시공간을 여행하는 콘셉트로 전시를 구성했으며, 각 도시의 역사적 배경과 인물들의 러브스토리를 테디베어로 재구성한 작품들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오른 첫 여행지는 가까운 일본의 도쿄다. 도쿄는 경제 대국 일본의 수도로 빌딩 숲이 도시의 상징이지만 내리자마자 ‘나비부인’ 공연장으로 안내한다.
나비부인은 1904년 이탈리아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한 오페라로 1900년대 초반의 일본이 배경이다. 미군 장교 핑거튼과 결혼한 일본인 여성 초초상이 겪는 비극을 다룬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테디베어, 테디가 미군 장교 핑거튼으로 테순이는 초조상으로 분해 애절한 사랑을 나눈다.
도쿄를 떠난 관광 요트는 홍콩과 마카오, 중국 상하이, 호주 시드니를 거쳐 뉴질랜드 와이토모로 안내한다. 인도 뭄바이와 중동의 두바이,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리스 아테네, 이탈리아 나폴리, 프랑스 마르세유로 눈 돌릴 틈 없는 재미와 환상으로 이끈다.
영국 런던에서 왕실 근위병으로 분장한 테디와 근사한 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오대양 육대주의 20여 곳 주요 도시마다 역사적 배경과 인물들의 러브스토리를 테디베어들이 열연하는 한편의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 중국의 패왕별희,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프랑스의 그레이스 켈리와 라이니 왕자처럼 유명 역사적 인물들의 러브스토리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열연 중인 테디베어 배우들 속에서 테순이를 찾는 일도 마치 낯선 외국에서 이웃을 만난 것만큼 반갑다.
들르는 도시마다 특색을 살린 안내문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흥미진진한 여행은 군산항에서 끝을 맺는다. 군산항은 일제강점기 일제의 쌀 수탈 기지다. 아프지만 잊지는 말아야 할 역사를 담은 전시물 앞에 서면 가슴이 아려온다.
이 박물관 이수진 총괄팀장은 “아이들에게 친근한 테디베어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은 즐거움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모험과 도전정신을 심어준다”며 “단순한 테디베어 전시장이 아니라, 온 가족 체험교육의 장”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방문객들이 혼을 빼앗기는 곳이 테디베어 판매장이라면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클림트의 '키스', 샤갈의 '에펠탑의 신랑·신부' 등 유명 명화들이 테디베어 형상으로 재해석한 전시장은 어른들의 혼을 뺀다.
테디베어 홀로그램 전시관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입체적인 테디베어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100년 전에 만든 테디베어 인형을 빼놓지 않고 구경할 것을 권한다. 오랜 세월을 견뎠는데도 마치 살아 움직일 듯 생생한 인형이다.
신나는 세계여행을 마쳤다면 기념품 전시대에서 다양한 수제 테디베어 인형을 만나볼 수 있다. 앙증맞은 미니 테디베어부터 건장한 운동선수도 금세 제압해버릴 것 같은 그야말로 곰만 한 테디베어까지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인형들이 남녀노소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특히, 테디베어 뮤지엄의 인형은 공장에서 제작되지만 핸드메이드 공정을 거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인형들은 모두 각기 다른 표정을 가지고 있다. 웃는 얼굴, 뾰로통한 얼굴 등 생동감 넘치는 다양한 표정을 가진 곰돌이를 고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나만의 테디베어를 가지고 싶다면 직접 테디베어를 만들고 꾸밀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된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어른들도 참여할 수 있다.
박물관은 군산의 다른 관광 명소와도 가깝다. 박물관을 나서 어느 쪽이든 방향을 정하면 군산 근대역사박물관과 일제강점기 때 지은 근대건축과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 일본인 농장주의 집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경암동 철길마을도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내친김에 군산관광을 원한다면 새만금방조제와 방조제길로 연륙교가 이어진 선유도와 장자도를 찾아 고군산열도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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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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