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12일 14시29분
[온누리] IS와 외로운 늑대
그들은 이슬람 제국이라 자칭한다. 사용하는 깃발에는 이슬람의 신앙고백인 샤하다가 새겨져 있다. 상단은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 그리고 하단에는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使徒)이다.’가 그것이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니잠 이슬라미’, 즉 이슬람 질서만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IS는 성전인 지하드를 외치며 각종 테러를 저지르는가 하면 시리아와 이라크 내전에 참여했다. 그리고 실효적으로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동부, 시나이반도 일대를 지배하며 세력을 키우는 중이다. 아랍권뿐이 아니다. 아프리카와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 걸쳐 의외로 넓게 퍼져있다.
작년 3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로 143명이 사망했다. 이 테러를 자행한 세력 역시 IS 아프가니스탄 지부 호라산이었다. 호라산은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간 일대의 옛 지명이다. 조직적인 테러 외에 최근 일어나고 있는 개별적 테러에 IS가 연결돼 있어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작년 8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이 취소됐다. 테러 때문이었다. 범인은 놀랍게도 19세 소년이었다. 범인 베런 알리지는 학교에서 친구와 어울리지 못했다. 돈도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었다. 거기에 심한 우울증까지 있었다. 온라인을 떠돌다 IS를 추종하는 채팅방에 들어간 것이 범행 동기였다.
새해 벽두 미국 뉴올리언스의 트럭 테러로 14명이 숨졌다. 범인 샴수드 딘 자바르는 픽업트럭을 타고 인파를 향해 돌진한 후 차에서 내려 총을 쐈다고 한다. 자바르의 차에서 IS의 깃발이 발견됐다. 퇴역군인인 그는 두 번의 이혼과 사업 실패, 그리고 실직 등 생활고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과 생활고로 사회적 증오가 커지면서 극단적 범죄에 노출된 ‘외로운 늑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IS와 연락해 테러를 배우거나 모방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들을 방치한 채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어렵다.
작년 우리나라 상위 10%와 하위 10%의 가구 간 연간 소득 격차가 2억32만 원이라고 한다. 처음 2억을 넘긴 것이다. 신기술의 영향으로 소득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지 않으면 우리 역시 외로운 늑대들의 공격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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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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