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1월 20일 08시21분
헤겔의 변증법
[책마주보기]곤자 다케시의 '헤겔과 그의 시대'(서운정)
‘자유’라는 정이 있다면 이에 반하는 ‘속박’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며, 둘 사이의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합’ 체계가 세워진다는 개념을 언급하는데, 헤겔은 세계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인간의 의식 또한 이러한 과정을 반영해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인간의 의식 변화는 역사적 사건이나 격동의 시대를 거치며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겪는데 통시적으로 표면화된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 혁명이다. 이 시기는 정신의 혁신적 변화가 특정 인물로 대변되기도 하는데 헤겔이 조명한 인물은 그 자신이 절대정신이라 부른 나폴레옹이다. 절대정신이란 지식이 완전해지고 현실 전반을 아우르는 고차원적인 정신을 이른다. 이 같은 정신의 발전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의미있게 하고 역사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음을 헤겔은 확신했던 것이다.
“역사는 자유를 전개해가는 과정”이라고 한 헤겔은 전제 군주만 자유로웠던 고대부터 소수만 자유로웠던 중세를 거쳐 모든 사람이 자유로운 현대로 옮아가게 된다고 한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이러한 단계적 발전 과정 속에서 사회주의 이론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실존주의자들은 절대정신이 어느 개인을 통해 발현된다는 개념이 독재를 정당화하게 되었다며 비판했다. 입장이야 어떻든 현대철학이 헤겔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어떤 사상이나 철학은 그 시대를 지배한다. 인간의 사고방식을 특정한 흐름에로 휩쓸어가며 행동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끈다. 헤겔의 영향을 받은 맑스의 사상은 러시아 혁명으로부터 동서 냉전 종식에 이르기까지 20세기의 세계사를 움직였듯 앞의 시대는 뒤따르는 시대의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다양한 사유의 씨앗을 후대에 남긴 헤겔을 통해 우리가 되새겨야 할 일은 지금 일어나는 상황을 어떻게 읽어내느냐일 것이다, 변증법의 코드를 대입하면 과거는 미래를 살리는 것이기도 하다. 역사적 존재인 우리는 과거 세대로부터 역사를 물려받았고, 미래 세대에게 전해줄 것이다. 지난 12.3 사태가 끝나지 않은 오늘,‘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교훈을 깊이 새길 일이다.
서운정 작가는
군산 출신. 제18회 ‘바다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솔바람소리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지면 : 2025-01-21 7면
http://sjbnews.com/839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