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20일 16시05분
[문화로 이야기꽃]평화의 문화
유엔 평화문화 선언은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폭력에 대한 거부,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와 공정한 발전을 포함하는 상태”라고 말한다. 이 선언은 개인과 사회가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전쟁, 전염병, 기후 불안, 독재정치와 같은 현대 위기 속에서 안심, 안전, 안락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이제 글로벌사회에 필수 과제이다.
전쟁은 물리적 파괴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을 초래한다.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하루도 쉴새없이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이 발생한다. 이들은 안심할 수 있는 삶을 꿈꾸며 새로운 터전을 찾는다. 무력에 의존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평화의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염병은 사회적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소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공중보건 시스템 강화와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모든 인류는 기본적인 건강권을 보장받으며,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이는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모두가 안전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기후 불안은 서서히 다가와 이제 지속 가능한 미래 위협을 넘어서 위기로 몰고 간다. 20년 전의 평화의 문화 선언에서도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노력이 안락한 삶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그토록 강조했었다.
합의가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정치적 독재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짓누르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독약이다. 그저 민주주의와 인권 존중이 평화의 필수 조건이라고 되뇔 뿐이다. 정치적 독재를 끝내고 공정사회를 구축하도록 민주적 절차와 참여가 보장될 때, 사회는 안심, 안전, 안락을 누릴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어디에서 와서, 지금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가? 한마디로 하나도 비껴서지 못한채 이러한 위협과 위기에 맞닥뜨려 놓여 있다. 군사적 긴장은 지속되어 심리적 불안으로 국민 모두를 짓누르고 있다. 과거의 갈등을 넘어 대화와 협력으로 평화의 문화를 구축하기가 그리도 어려운가. COVID-19 팬데믹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었으나,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백신 보급과 의료시스템 강화가 필요한데 지금 의료계 실상은 한심하다. 기후불안에 대해 국제적 합의와 목표를 준수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특히,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 탄소 중립 목표 달성 등 환경 정책의 강화로 갈 길이 아직 멀다. 정상배들의 유치한 권력놀음은 오랫동안 걱정거리에서 벗어난 적이 없지만, 급기야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이 빈번한 상황에서, 우리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천하에 보여주고 있다.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은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책임이 있다. 모두 개개인의 책임이며, 따라서 각 개인은 평화의 문화를 구축하는 데 책임이 있다.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평화의 문화는 갈등을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하려는 자세, 환경 보호를 위한 일상적 노력, 공공 보건을 위한 책임 있는 행동으로 쌓여간다.
평화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전쟁, 전염병, 기후불안, 정치적 독재와 같은 위협 속에서도 모두가 안심하고, 안전하게,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조건을 통해 우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으며, 이는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목표다.
/이흥재(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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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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