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1월 21일 17시02분
새만금공항 '조류충돌 위험도' 무안공항 610배
시민단체,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인용해 백지화 촉구짧은 활주로에 이어 조류충돌 위험성까지 안전문제 도마
제주항공 추락 참사의 불똥이 잇달아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으로 튀고 있다.
전북녹색연합과 전농 전북연맹 등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21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도는 제주항공 추락 참사가 빚어진 전남 무안공항보다 최대 610배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전면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토부가 제출한 새만금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전국 16개 공항과 조류충돌 총위험도(TR)를 비교 평가한 결과 새만금의 조류충돌 총위험도는 계획지구 5㎞를 기준으로 최소 0.01071, 최대 0.04873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참사가 일어난 무안공항의 총위험도(0.00008)보다 최소 134배, 최대 610배 높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조류충돌 총위험도는 국내 전체 공항 운영중에 발생한 조류충돌 자료(5㎞ 기준)를 활용해 연간 피해가 예상되는 조류충돌 횟수(TPDS)를 구한 뒤 여기에 TPDS에 영국의 기체손실가능성(RCHL=1/883)을 곱해서 도출한다.
주 요인은 공항부지 주변에 각종 텃새와 철새 등이 살아가는 서식지가 많다는 점이 지목됐다.
실제로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 주변(국제적으로 조류충돌 99%가량이 발생한다는 공항 반경 13㎞)은 수라갯벌, 만경강 하류, 동진강 하류, 금강하구, 옥구저수지, 옥녀저수지, 유부도, 월명호수 등 대규모 조류 서식지가 산재한 상태다.
공동행동은 “지난해 새만금 신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그 계획지구 13㎞와 주변에서 확인된 조류는 모두 315종에 달했고 이중 법정보호종은 59종에 이르며 약 24만마리 이상의 조류가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대형 참사도 우려되는 새만금 신공항 건설사업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도내 상공인들 또한 무안공항보다 짧은 활주로를 문제삼아 들고 일어났다. 단, 사업안 백지화가 아닌 건설을 전제로 한 안전문제 개선 요구란 점이 다르다.
문제의 새만금 신공항 활주로는 2,500m로 구상돼 현 군산공항(2,745m)이나 무안공항(2,800m)보다 짧다. 가까운 동북아나 동남아 노선 정도를 뛸 중소형 여객기를 운행할 계획인 까닭이다.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안타까운 제주항공 사고가 발생하면서 비상 착륙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활주로를 확보할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새만금 신공항 활주로 연장을 공개 촉구했다.
한편, 약 8,000억 원을 투자해 군산공항 옆에 건설할 새만금 신공항은 2029년 말께 개항 목표로 올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한·미 공군과 함께 사용중인 군산공항에서 민항부문만 분리하는 방식이다. 전북권 신공항 건설사업이란 이름으로 표류해온지 약 30년 만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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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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