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5년 01월 23일 15시31분
가격만 물어보고 ‘절레절레’ 명절 앞둔 시장 상인 ‘한숨’
고물가에 지갑 닫힌 소비자들…명절 특수 옛말연말연시 이어진 악재, 소비심리 여전히 꽁꽁
“가격 물어보고 그냥 가는 사람이 많아요. 우리도 팔면서 비싸다고 느끼는데, 손님들은 오죽할까요”
설 연휴를 앞둔 23일 오전 11시. 전주 신중앙시장에선 명절을 앞둔 활기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과일, 채소, 생선 등 제수용품이 빼곡히 진열된 판매대 앞에서 손님들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김모(62)씨는 “지난해만 해도 명절 앞두고 가게 앞이 사람들로 붐볐는데 올해는 한산하다”며 “명절 분위기랄 게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손님이 줄어든 데다 물가가 올라 장사가 정말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고물가를 지적했다. 장을 보러 나온 시민 박승희(53)씨는 “제수용품 가격이 너무 올라서 살 물건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고 있다”며 “아직 몇 가지 더 사야 하지만 예산을 맞추려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고물가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 계엄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사회적 충격으로 소비 심리는 더더욱 얼어붙었다
한국은행 전북본부에 따르면 이달 전북 소비자심리지수는 85.5로 전국 평균(91.2)보다 크게 낮았다. 특히 향후 경기 전망과 현재 경기 판단 항목에서 각각 60, 47을 기록하며,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두드러졌다.
내수 증진을 위해 지정된 임시공휴일은 역으로 전통시장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정육점 주인은 “연휴가 길어지면 대형마트로 손님이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우리 같은 전통시장 상인들은 연휴가 반갑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전통시장의 설 대목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상인들은 주말부터 손님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 반찬 등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아무리 어려워도 먹을 걸 크게 줄이지는 않는다”며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화폐를 쓰는 손님들이 그래도 명절 전날엔 찾아올 것”이라고 작은 희망을 전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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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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