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1월 23일 16시53분
[사설]대법 판결 이전에 사퇴 운운 옳지 않다
서거석 교육감이 지난 21일 선거법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자 교육단체들이 교육 현장의 혼란을 걱정하거나 사퇴를 촉구하는 상반된 성명을 앞다투어 내고 있다.
교총은 “전북교육청은 2년 연속 교육부 평가에서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됐으며 전북교육인권센터 설립을 통한 교권 신장을 위한 노력은 교원들의 신임을 얻어왔다”라며“아직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있지만, 2심에서의 벌금 500만 원 선고는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육 현장 최전선인 교직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전교조는 “전북교육을 이끄는 수장의 도덕적 잣대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며 전북교육을 위해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성명을 냈다.
대법원이 항소심 형량을 확정하면 재선거를 치르거나 1년여 교육 수장 공백 사태가 빚어지는 만큼 교원단체가 우려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항소심 역시 검찰 구형을 웃도는 형을 받은 만큼 이례적 판결로 여겨지고 서 교육감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며 상고한 만큼 최종심을 기다리는 게 옳다. 더구나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는 게 맞다. 이 판결은 이학수 정읍시장 사건에서도 같은 허위사실 공표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된 전례도 있다. 한데도 당장 사퇴를 요구하는 건 무죄추정이라는 국민 기본권을 부정할 뿐 아니라 교육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는 비교육적 처사다. 항소심 형량대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면 사퇴하지 말래도 그 직을 그만둔다.
정파적 이해를 떠나야 할 교원단체가 정파적 성명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친전교조 성향의 전임 김승환 교육감이 지난 2019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이 대법원에서 확정됐을 때 단 한마디의 성명도 내지 않았다. 대법원 확정판결에도 침묵하던 전교조가 항소심을 근거로 사퇴를 촉구한 셈이다. 진심으로 교육 현장과 학생을 위한 교원단체라면 대법원판결을 지켜보는 게 천 번 만 번 옳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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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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