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2월 06일 13시34분
조금 거칠고, 상처가 난 목소리여도 괜찮아!
기옥경, ‘아이돌’ 발간
요즘 어린이들이 “내 이야기야!” 하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동시가 가득 담겨 있습다. 또, ‘생명 복제’나 ‘인디언의 삼각형 양심’처럼 우리가 한번쯤 짚어 봐야 할 주제도 다루고 있다. 궁금해하고 찾아보고 고민하며 읽다 보면 생각하는 힘도 자라난다.
기시인은 그림책, 문해력 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꾸준히 소통해 오고 있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소소하지만 빛나는 순간들을 동시로 빚고 있다.
'아이돌'에서도 시인의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이 담긴 동시를 만날 수 있다.
'입에 만보기를 단 우리 엄마
아침마다 만보를 달린다
빨리일어나라밥먹고양치했냐숙제했냐준비물챙
겼냐알림장챙겼냐신발주머니돌리지말아라신발
구겨신지말아라손톱물어뜯지말아라우산챙겨라
탄산조금만마셔라게임좀그만해라빨리학교가라
초록불확인하고건너라친구랑싸우지말아라급식
시간에장난치지말아라교실에선뛰지말아라가방
던지지말아라선생님말씀잘들어라방과후끝나면
바로돌봄교실로가라
침 튀기며 달리는 만보기
할머니 돋보기가 지긋이 바라본다('만보기’ 전문)'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엄마의 잔소리를 만보기에 빗댄 ‘만보기’, 처음 만난 친구와 마음이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마음게이션’, 시험을 망친 아이의 속상한 마음이 나타난 ‘좋은데, 싫어’ 등 기발하고 재미있는 동시가 눈길을 끈다.시를 읽어 본 경험이 적은 어린이도 어렵지 않게 읽으며 동시와 한층 친해질 수 있다.
호기심 많고 상상력 풍부한 아이들에게 동시는 세상의 또 다른 면을 보여 주는 좋은 선물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감추어져 있는 것을 들여다보고 발견하지 하지요. 어린이가 어린이답게,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자양분이 된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웃음, 즐거움, 감동, 행복을 심어 주는 동시집이다.
시인은 그림책과 동시라는 공유기를 품고 세상을 살고 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였고 그림책 강의와 도슨트 일을 하고 있다. 2024년 '시사문단' 동시부문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지역예술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동시집 '바로 너야'(공저)를 펴낸 바 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2-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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