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2월 13일 16시38분
'전주권 상생조례' 통과…완주는 '결사반대'
-상임위 원안가결, 전주와 통합해도 완주군민 혜택 12년 보장-완주 의원들 삭발투쟁 결의, 21일 본회의 앞두고 충돌 우려도
■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416회 임시회
전북자치도가 제출한 전주권 통합 촉진용 상생조례가 도의회 상임위를 전격 통과했다. 완주 의원들은 즉각 결사반대를 결의한 채 삭발투쟁에 나섰다.
전북자치도의회 기획행정위는 13일 ‘전북 통합 시·군 상생발전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해 원안대로 가결했다.
조례안은 도내 기초 시·군끼리 통합하더라도 현재 양측 주민들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혜택을 12년간, 즉 단체장이 3번 바뀔 때까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근거를 담았다.
세출예산 비율 또한 마찬가지로 종전처럼 12년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감시기구인 상생발전이행점검위원회도 도지사 소속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첫 적용대상은 빠르면 올 5월께 통합찬반 주민투표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전주시와 완주군이 떠올랐다.
전주와 통합하면 완주 주민들은 세금이 늘어나고 전주시의 부채와 혐오시설만 떠앉게 된다는 이른바 ‘3대(세금·부채·혐오시설) 폭탄설’이 퍼지고 있는데 따른 보완책이다.
그 어떤 불이익도 없도록 지방조례로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그 필요성을 놓고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찬성론이 다수였지만 반대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 끝에 표결 대신 비공개 수기투표로 원안가결 방침을 결정했다고 한다. 조례안은 오는 21일 본회의에 상정돼 가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최형열(전주5) 기획행정위원장은 “통합 시·군 상생조례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거나 손해를 볼 수 있는 것들을 최소화하고 방지하고 예방하는데 필요한 법적,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어느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제정하는 게 아니라,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의 균형발전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시·군간의 통합에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례가 통합 시·군의 상생발전과 안정적인 정착에 도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완주지역구 의원들은 곧바로 반발하고 나섰다.
윤수봉(교육위·완주1), 권요안(농업복지환경위·완주2) 의원은 논란의 조례안이 상임위를 통과하자 도의회 앞마당에서 삭발 결의식을 갖고 결사반대를 거듭 다짐했다.
두 의원은 “굳이 (전주권 통합 찬반) 주민투표 직전 상생조례를 만드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본회의에서 반대토론을 통해 상생조례를 부결시키고 밀어붙이기식 통합도 막아내겠다”고 결의했다.
아울러 “주민들간 갈등을 부추기는 김관영 도지사는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전주권 통합 시도는 1997년, 2009년, 2013년에 이어 네번째로, 가부는 지방의회 결의, 또는 주민투표 방식으로 결정된다. 지난 세차례는 모두 완주군의회 반대결의, 또는 완주군민 반대투표로 무산됐다.
앞서 전북자치도는 지난해 7월말 완주군민 6,000여 명이 청원한 전주권 시·군 통합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공약에서 민선 9기가 시작될 2026년 7월을 통합시 출범 목표일로 제시하기도 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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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2-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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