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2월 18일 15시13분
전북 전월세 71% '깡통주택'…전세사기 속출
-도내 전세사기 피해자 379명에 247억, 전북도 예방책 마련 부심-갭투자 횡행에 임대인 부채비율 90% 돌파, 임대주택시장 빨간불
전북지역 임대주택 평균 부채비율이 전국 최고인 90%를 넘어서면서 전월세 보증금을 떼이는 전세사기도 횡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18일 김형우 건설교통국장 주재로 도의회, 시·군, 주택도시보증공사 전북지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전북지부 관계자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지원 대책위(TF) 회의를 갖고 그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도내 전세사기 피해자는 최대 300만 원의 주거비가 지원된다. 또한 이사비도 최대 160만 원까지 주어진다.
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예방하는데 필요한 보증료도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된다. 아울러 관련 기관단체와 손잡고 전세사기 예방활동을 펼쳐나갈 피해지원반과 피해예방반을 각각 가동하기로 했다.
현재 국토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가 공식 인정한 전북지역 피해자는 첫 심의가 이뤄진 재작년 6월 이래 모두 379명, 그 피해액은 총 247억 원대로 추산됐다.
거주지별론 전주(245명·163억원)가 전체 피해자 65% 가량을 점유해 가장 심각했다. 군산(16명·36억원), 완주(45명·18억원), 익산(22명·23억원), 남원(4명·4.1억원), 무주(1명·2.5억원), 임실(1명·0.6억원)이 뒤이었다.
연령대별론 20대와 30대 청년층이 전체 72%(271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40대(53명), 50대(35명), 60대 이상(20명) 순이다. 여기에 60여 명이 추가로 전세사기피해지원위 심사를 받고 있거나 그 대기중인 실정이다.
피해자로 인정되면 지난해 8월말 관련 특별법 개정과 함께 시작된 10년 무상거주, 또는 경매차익 보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구제책이 지원된다.
하지만 임대업자와 금융업체간 담보신탁 사기사건에 휘말린 군산 A아파트(47명)와 완주 B아파트(42명) 등과 같은 사례는 여전히 구제방안이 또렷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북의 경우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큰 이른바 ‘깡통주택’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깡통주택은 임대인의 부채 비율(집값 대비 담보설정액과 임대보증금)이 80%를 초과한 임대주택, 즉 집값 하락이나 대출금 연체로 경매에 넘어간다면 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은 임대주택을 일컫는다.
국회 국토교통위 이춘석 의원(익산갑)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주택도시보증공사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8~2024.8) 전국 임대사업자 부채비율은 평균 78.4%, 이 가운데 전북지역 임대사업자 6만1,954세대의 부채비율은 전국 최고인 평균 90.7%를 기록했다.
더욱이 부채비율이 80%를 초과한 깡통주택 또한 전체 70.9%(4만3,905세대), 90%를 넘어선 사례도 56.4%(3만4,960세대)에 달해 각각 전국 1위에 올랐다.
그만큼 도내 임대주택은 전세사기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내돈 없이 임대사업에 뛰어드는 갭투자, 즉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만으로 집을 소유하는 부동산 투자가 횡행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렇다보니 같은 달 전주에선 한 40대 신용불량자가 갭투자 방식으로 무려 170억 원대에 달하는 보증금을 떼먹은 전세사기 사건을 터뜨려 전국적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는 모두 235명에 달했다. 경찰조사 결과 무려 19채에 달하는 빌라를 사들인 그의 초기 자본금은 단돈 5,000만원, 그것도 타인 명의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게 전부였다고 한다.
전북자치도는 이런 실태에 보다 실효적인 전세사기 예방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형우 건설교통국장은 “전세사기 피해는 개인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회문제”라며 “전세사기 피해지원 대책위를 중심으로 신속한 피해 지원과 예방책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난이(경제산업건설위·전주9) 도의원 또한 “이번 대책위 회의가 전세사기 피해자를 선도적으로 지원하고 그 예방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도의원으로서 그 피해자 지원에 필요한 조례를 개정하고 예산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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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2-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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