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2월 23일 13시48분
[메아리]지칭개를 아시나요?
- 도시 명당을 찾아내는 잡초 이야기
지칭개는 해넘이 한해살이 식물이다. 지칭개는 8월 말~9월 초에 자라기 시작한다. 한겨울에 지표에 납작 붙어 성장한다. 로제트형 지칭개를 볼 수 있다. 로제트(Rosette)는 식물학에서 짧은 줄기에 많은 잎이 밀집해 장미 모양으로 배열된 것을 의미하며, 주로 두해살이식물이나 여러해살이 식물이 겨울에 월동하기 위해 장미 형태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2월 지칭개는 논둑, 양지바른 비탈면, 학교 정원, 아파트 정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봄이 되면 그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5월이 되면 꽃대가 올라온다. 5월 중순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엄지손톱만 한 연보라색 꽃을 피운다. 그리고 6월 초까지 솜사탕 같은 씨앗을 날린다. 그리고 8월 말이 되면 일생을 마감하고 완전히 사라진다. 그 주변에서 9월이 되면 다시 어린 지칭개를 찾아볼 수 있다. 지칭개를 관찰하다 보니 2월인데도 푸릇푸릇하게 겨울을 나는 또 다른 많은 식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식물은 눈이 내리고 기온이 낮더라도 땅의 기운을 받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도시 명당을 찾아내는 잡초 이야기』 저자는 지칭개가 분포하는 곳을 언급하고 명당의 지표식물로서 의미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먼저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란다. 필자가 여러 지역에서 관찰한 바로도 지칭개가 2월에 분포하는 곳은 아주 햇볕이 잘 드는 곳이었다. 다음으로 바람의 갈무리가 잘된 곳에서 자란다. 바람을 잠재운 비탈지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한겨울에도 비교적 쉽게 지칭개가 관찰되었다. 이런 곳은 지칭개의 밀도가 매우 높았다. 마지막으로 땅의 수분도 중요한데 양지에 서식할 때 약간 수분이 있는 곳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 저자는 명당조건으로 자연재해에 안전하고, 기후적으로 따뜻하며, 심리적으로 평안한 땅이라고 언급하며 이런 곳에 지칭개가 자란다고 결론을 내고 있다. 그리고 책 뒷부분에는 지칭개 찾기 놀이를 소개하고 있다.
1984년 풍수학자 최창조의 『한국의 풍수 사상』이 세상에 나온 이후 풍수는 학문적 체계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필자는 90년대 초에 풍수라는 주제가 KBS 『한국의 미』에서 방영된 이후 풍수 사상이 한국의 문화유산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풍수가 연구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풍수학자 최창조는 우리식 풍수를 ‘자생풍수’라 명명하고 그 체계를 세웠다. 한국 풍수 1세대인 최창조 선생님은 2014년 1월에 영면하였다. 풍수학자 최창조의 제자 2세대는 새로운 풍수의 지평을 여는 중이다. 『도시 명당을 찾아내는 잡초 이야기』 저자 한동환 선생이 그중 한 분이다. 풍수의 지평을 환경 생태학, 기후학의 의제까지 넓힌 점에 경의를 표한다. 한겨울에도 지칭개를 양지바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지칭개를 찾아 그 자리가 어떤지 살펴보면 그 자리가 명당, 즉 온전히 아름다운 땅이라는 점을 느껴보기를 바란다./이상훈(한국 한방고등학교 교장·진안문화원 부원장)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2-24 9면
http://sjbnews.com/8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