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2월 25일 13시58분
[사설]고향사랑기부금, 기부자 공감 이끌어내야
도내 지자체들이 모금한 고향사랑기부금이 홍보비에 과도하게 쓰이고, 제대로 된 기금사업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행 3년째를 맞는 올해까지 쓰인 홍보비가 전체 모금액의 4분의 1에 달한다는 통계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이 지나치지 않는다.
홍보에 치중하기보다는 기부자가 공감할 수 있는 기금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도가 도의회에 낸 자료를 보면 지난 2023년과 24년 전북도와 14개 시·군이 모금한 고향사랑기부금은 178억 원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도와 시군이 모금을 위해 쓴 홍보비는 41억 원에 달했다. 전체 모금액의 23%가량을 홍보비로 썼다는 얘기다. 전북도는 같은 기간 모금액은 6억9,900만 원 규모였지만 홍보비는 5억4,500만 원을 썼다. 전체 모금액의 무려 78%를 홍보비로 쓴 셈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시행 3년 차를 맞고 있다. 그 제도와 취지 또한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다. 한데도 홍보비가 모금액에 비해 과도하다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홍보에 치중하기보다는 기부자가 공감할 수 있는 기금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부자들이 이 제도의 취지와 성과에 공감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기부자는 세액공제 혜택과 함께 전체 기부액 30%까지 지역 농 특산품이 답례품으로 제공돼 농어가 판로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고향을 떠난 인사들에게 주는 답례품이 단순한 답례를 넘어 의미가 담기도록 연구하고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현실적 대안이다. 도와 시군이 모금한 기부액 규모가 전액 세액공제가 되는 10만 원 이하가 전체 97.6%를 차지하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이런 현실적 이해와 함께 기부금이 기부자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업에 쓰인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제도 시행 3년 넘도록 기부하라는 말만 거듭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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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2-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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