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2월 26일 14시41분
‘미음완보(微吟緩步)하여 시냇가에 혼자 앉아’
국가유산청 '미음완보(微吟緩步), 전통 정원을 거닐다'전, 정극인의 '상춘곡’ 속 글귀로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걷다’에서 따와
'미음완보'는 정극인(1401~1481)의 '상춘곡’(賞春曲) 속 글귀로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걷다’라는 뜻이다. 단순히 정원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교감하고 내면을 바라보는 심미적 과정을 담은 전시라는 점을 강조한다.
'미음(微吟)'은 작은 소리로 시를 외우거나 나직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뜻하며, '완보(緩步)'는 느리게 걷는 것을 가리킨다.
국가유산청은 4월 2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 '미음완보(微吟緩步), 전통 정원을 거닐다'를 선보인다.
한국의 전통 정원을 디지털 기술로 펼쳐낸 장이다.
국가유산청이 2021년부터 전통 조경을 정밀하게 실측·조사하며 축적해온 데이터를 활용, 옛사람들이 꾸민 정원과 자연경관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된다. '산수지락(山水之樂), 자연을 벗 삼아 누리는 즐거움'에서는 도심에서 자연을 만나는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다.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이름난 명승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에서 착안한 영상 콘텐츠를 통해 폭포의 물길, 헤엄치는 물고기 등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격물치지(格物致知), 정원에서 얻는 아취'는 일상에서 자연에 대한 갈망을 해소하고자 했던 선조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물에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매핑으로 네모난 연못에 둥근 섬을 배치하는 방지원도(方池圓島)와 '논산 명재고택'의 석가산(石假山·돌을 쌓아 산악 풍경을 모사한 조형물) 모습 등을 비춘다.
'인지제의(因地制宜), 자연에 의탁한 정원'에서는 산수가 수려한 곳에 사상이나 철학적 의미를 담아 자신만의 이상향을 구현한 별서 정원을 소개한다.
명승으로 지정된 '보길도 윤선도 원림', '담양 소쇄원', '담양 명옥헌 원림', '화순 임대정 원림'을 미디어아트로 풀어낸 영상이 대형 화면에 펼쳐져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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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2-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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