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3월 04일 14시38분
어용화사 채용신의 `상산사호' 공개
화정박물관, '새들의 그림 정원' 특별전 개최
'상산사호(商山四皓)'는 옛날 중국 상산에 은거한 4명의 현자들을 가리킨다. 수염과 눈썹이 하얀 4명이 바둑 두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작품엔 3마리의 새가 등장한다. 한 마리는 하늘을 날고 두 마리는 위를 바라보고 있다.
채용신(蔡龍臣, 1850~1941)은 고종 어진을 그리며 초상화가로 명성을 쌓았으며 20세기 초 고향 전북으로 돌아와 초상화를 비롯해 화조영모화, 산수화, 고사인물화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채용신의 초명은 동근(東根). 호는 석지(石芝)·석강(石江)·정산(定山)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무과에 급제, 무관직을 맡기도 하고 고종의 어진을 그려 군수를 역임했으나 1906년에 관직을 그만두고 56세때 전주로 낙향했다. 그는 선대의 고향인 전북으로 내려와 익산, 김제 등지에 거주하면서 오로지 그림을 그리는 일에 몰두했다. 1909년엔 금마면으로 거처를 옮기고 '금마산방(金馬山房)'을 운영했다. 1923년엔 정읍시 신태인읍으로 이주, '채석강도화소(蔡石江圖畵所)'를 만들고 주문 제작 방식의 초상화 전문 공방을 운영했다. 그는 1941년 정읍에서 생을 마감했다.
화정박물관이 4일부터 6월 29일 까지 새를 주요 소재로 삼은 한국·중국·일본 회화 작품을 비롯, 자수, 도자기 등 55점을 소개하는 '새들의 그림정원' 특별전을 선보인다.
채용신의 '상산사호(商山四皓)'를 비롯, 안중식의 '매', 이도영의 '면만황조(綿蠻黃鳥)', 박생광의 '딱따구리', 양기훈의 '갈대와 기러기(蘆雁)',한국 민화 '석류와 닭',
중국 유영의 '신선', 강훈의 '빙반진려(冰盤進荔)', 양세은의 '비파와 참새' 일본 '메추라기' 등 한·중·일의 회화와 공예를 전시한다.
특별전은 화정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아시아 회화 작품 가운데, 새鳥를 주요 소재로 삼은 그림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한국·중국·일본의 회화와 더불어, 자수, 도자기와 법랑(琺瑯) 등 공예품도 함께 전시된다.
화조, 고사인물 등 그림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새들은 사람들이 새들에 투영한 신성함, 고고함, 용맹함 등의 이미지 및 계절감을 표현하는 주요 소재일 뿐만 아니라, 장수, 부귀영화, 다복 등 길상적인 소망을 드러내는 요소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3-0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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