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04일 14시45분
[새전북이 만난 사람]“전북 학생 학력 저하 심각, 가난의 대물림 막으려면 당장 나서야”
전북교육포럼, 전북 학력 신장이 목표
지난 11일 전북대 진수당에서 교육 현장의 전문가들이 모여 전북 교육의 학력 신장과 100년 미래 교육 발전의 해법을 찾자며 사실상 발족식을 가진 전북교육포럼 김희수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희수 교육포럼 준비위원장
김 위원장은 전북도의회 의장을 지낸 지역 정계의 원로. 포럼에는 전북교육청 제1 노조인 전북 교사노조와 전북교총 같은 교원단체는 물론 좋은교육시민연대, 전북 학력신장협회 같은 교육 관련 단체가 모두 참여했다.
진보니, 보수네 하는 이념을 극복하고 오직 미래 100년을 위해 민주교육, 학력 신장에 지혜와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다.
김 위원장은 “솔직히 교육에 대해 잘 모릅니다. 한데 지난해 총선 때보니 후보들의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정치권이 학생들의 실력향상에는 뒷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뭔가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같은 생각을 하는 교사와 현장 전문가를 만나 전북교육포럼을 개최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현장 경험이 없는 보여주기식, 탁상공론식 교육 정책과 대안에서 벗어나 현장 전문가들이 고민하고 전북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공론화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게 김 위원장의 생각.
정정일 전북학력신장협의회장
이 모임을 주도한 정정일 학력신장협의회 회장은 전북 학생의 학력 저하가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김승환 전 교육감 재임 12년 동안 초등학생들의 총괄평가를 없애버렸습니다. 전교조는 과정 중심 평가, 즉 스스로 탐구하고, 성취해서 성장을 이루도록 하자는 건데 기초학력이 부족하면 무용지물입니다.” 한마디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유 초등은 물론 중고등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전국 최하 수준입니다. 성취기준은 학생들의 학력 도달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인데 학생들이 어떤 수준인지도 파악하지 못하는데 무슨 교육을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
정 회장은 “흔히 말하는 줄 세우기 교육을 하자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좋은 대학,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 장래 안정적인 직업을 얻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대학입시가 중요합니다. 한데 전북지역 대학입시 성적은 최악입니다. 좋은 대학입학을 위해서는 내신과 생기부을 중2 때부터 챙겨야 하는데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해서라도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위원장
정재석 전북 교사노조 위원장은 “학력 신장과 관련해 전임 교육감보다 서거석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신뢰하는 편입니다. 한데 정책의 세밀함이 부족합니다.
학력 신장, 즉 대입은 학생부에서 판가름 나는데 상위권 대학 진학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따라서 가칭 ‘학력 신장 추진단’을 만들고 입시전문가를 영입해서 입시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준영 전북교총회장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은 “지역소멸, 학령인구 감소가 심각하다”며 지역소멸을 교육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행히 전북에는 도내 대부분 지자체가 교육특구로 선정됐습니다. 지역별 특성을 살려 초등학교부터 진로 연계학습과 중학교 자유 학기 등을 이용해 해당 시군이 가진 자원을 미래 직업과 연계해 지역에서 성장하고, 정주하는 시스템을 고민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저희가 앞으로 지역순회 포럼을 열자는 것도 이런 뜻입니다.”
오 회장과 정 위원장은 “입시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해가는 한 부분입니다. 전북에 머물며 살아갈 인재를 길러내야 합니다. 입시도 중요하지만, 직업과 경제활동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미래사회에 전북이 앞설 수 있는 분야, 전북이라는 지역 한계를 뛰어넘는 산업이 뭘까를 고민해서 예컨대 AR, VR 같은 미래 직업교육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오 회장과 정 위원장은 한목소리로 “학생들의 학력이 너무 저하돼있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전임 교육감 시절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물론 학력 신장을 모르쇠로 일관한 결과가 지금까지 학력 저하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KTX 역세권에 재수 전문학원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이구동성이다. “도내에 대입 재수학원이 한 곳도 없습니다. 모두 서울 대치동으로 몰려가는데 도내 학부모들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대학입시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역세권 지자체들이 재수학원을 만들어 이들을 수용해야 합니다. 전북의 인재가 사라지면 가난의 대물림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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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3-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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