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04일 16시22분
[온누리]세계유산등재 10년
지난달 하순, 익산에서는 익산 백제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회의가 열렸다. '익산 미륵사지와 일본 아스카데라 사리장엄구 비교'라는 주제로 익산시와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힘을 합하여 개최한 회의이다. 익산의 백제유산, 그 중에서도 진수라고 할 수 있는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시작부터 힘을 모아 왔던 두 기관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학술회의의 개최는 의미가 남다르다.
거기에 더하여 논의의 주제를 미륵사지 사리장엄구로 잡은 것도 특별하다. 익산 세계유산의 등재는 2006년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제안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익산시가 이를 받아 온 힘을 다하였다. 그러던 중 2009년 1월 14일 기적이 일어났다. 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하던 중 심주석에서 익산백제문화의 비밀을 풀어줄 사리장엄구가 발견된 것이다.
세계유산 등재 추진시 핵심 과제는 추진 유산의 진정성 입증이다. 추진팀은 오랜 기간의 발굴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익산 백제유산의 진정성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자신하고 있었지만, 2009년 새해 벽두에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세계유산 등재에 결정적 한방이 되었다.
다 아시는 바와같이 사리장엄구는 세계유산이 아니다. 세계유산은 부동산 유산이어야 하는데, 사리장엄구는 동산유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탑에서 발견된, 1,400여년을 견디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금제사리봉안기에 새겨져 있는 ‘백제, 기해년’이라는 명문은 석탑뿐 아니라 미륵사지, 나아가서는 익산 백제유산의 진정성을 고스란히 증명해 주었다. 그 결과, 2015년 7월 공주, 부여의 유산과 함께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올해는 그로부터 꼭 10년이 되는 해이다. 사실 등재를 추진할 때만 해도 익산, 진짜로 되겠어? 하는 물음이 참 많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결국 등재되었고, 10년 후 이를 기념하는 그 첫 번째 학술회의를 세계유산 등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미륵사지 사리장엄구를 주제로 열게 된 것은 사리장엄구에 대한 예우라는 생각이 들어 이를 추진한 익산시와 마백연구소가 고맙기까지 하였다.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가치 중 하나가 고대 시기 한중일 삼국 대외교류에 있어서 탁월했던 백제의 역할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이번 학술회의의 핵심 주제를 일본 아스카데라와의 비교연구로 둔 것은 익산 백제문화의 가치 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발표 논문 중에는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사리장엄 직물인 금사자수품의 초화문 도상을 분석하여 미륵신앙과 아미타신앙을 결합한 것이라고 발표한 연구도 있었는데, 향후 미륵사지에 대한 연구가 어디까지 확장되어 갈 것인가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문이화(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3-05 8면
http://sjbnews.com/84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