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등산을 통해 자연과 건강을 동시에 잡는 법
등산은 자연을 누비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다. 우리나라 국토의 약 65%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고, 사계절이 뚜렷해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아 누구나 손쉽게 도전할 수 있다. 이래서 등산은 국민 여가활동 1위 자리를 오래도록 지키고 있다. 등산은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같은 만성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며, 하체 근력과 근지구력, 유연성, 균형 감각까지 고루 발달시켜 준다.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숲속 피톤치드는 면역력과 호흡기 건강을 돕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세로토닌과 베타 엔돌핀 분비를 촉진해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든다. 등산 후 행복감이 밀려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등산은 체력과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칠 위험이 있는 활동이다. 미끄러운 산길, 급경사, 날씨 변화 등 다양한 요소로 인해 넘어지거나 발목을 삘 수 있으며, 특히 무릎 통증이나 근육 경련 같은 부상이 잦다. 하산 시에는 오를 때보다 무릎에 더 많은 부담이 가해지며, 대퇴사두근을 잘 사용하지 않으면 다리가 후들거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필자도 체력만 믿고 무리하게 오르내리다 부상을 겪은 적이 있다.
등산은 평소 걸을 때보다 관절과 근육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부상이나 사고 없이 안전하게 걷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등산 시 가장 손상이 적고, 에너지 소비가 적은 걷기 방법은 기본 코어세팅 자세를 기본으로 충격이 많은 차기나 강하게 뻗는 동작, 관절 연골이 손상되는 비틀기와 같은 동작을 피해야 한다. 등산할 때는 허벅지 앞에 있는 대퇴사두근이라는 근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르막에서는 몸을 위로 끌어 올릴 때 쓰이며, 내리막에서는 아래쪽으로 가속도가 붙어 속도가 너무 빨라지지 않도록 억제해 준다. 특히 산에서 내려갈 때 이 근육으로 단단히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는데, 오를 때 대퇴사두근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하산할 때 근육을 제대로 쓸 수 없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상태가 된다.
산을 오를 때 보폭이 크면 몸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퇴사두근을 많이 쓰게 되니, 보폭을 적게 하여 하산을 위해 아껴야 한다. 등산할 때는 평소 걷기 운동과는 달리 산을 오르내릴 때 필요한 체간과 하체의 근력, 계속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심폐 지구력, 불안정한 길에서 자세를 유지하는 균형 감각 등 다양한 체력이 필요하다. 안전하게 산을 오르려면 등산에 앞서 이러한 체력을 키워야 한다.
산을 오르내릴 때는 머리가 흔들거리지 않도록 위로 곧게 세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발목으로 지면을 차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리고 팔을 적절히 흔들어 몸과 골반의 비틀림을 막고, 산을 오르내릴 때 무릎을 펴지 않는다. 산을 오를 때는 중력과 반대로 몸을 위로 끌어 올리며 걷기 때문에 근력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 보폭을 좁히고 무릎을 살짝 들어 올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기본이다. 보폭이 좁으면 걸음의 높낮이가 크지 않아 근력을 아낄 수 있고, 양발의 간격은 조금 넓게 하여 발을 사뿐히 내디딘다.
산에서 내려갈 때는 중력을 타고 아래로 이동하기만 하면 된다. 다만 일정한 속도로 내려갈 수 있도록 대퇴사두근으로 제동을 잘 걸어야 한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 전해지는 충격도 산을 오를 때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산할 때도 상체를 살짝 기울이고 보폭을 좁혀 천천히 걷는 것이 중요하다. 걸음의 높낮이가 작으면 에너지도 적게 들고 충격도 줄어든다. 산을 오를 때는 앞으로 내딛는 다리의 무릎이 안으로 들어가기 쉽고, 산에서 내려갈 때는 뒷다리의 무릎이 안으로 들어가기 쉽다. 이러면 고관절과 무릎의 비틀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도심을 벗어나 숲의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가득 마시며 건강을 챙기는 등산은 최고의 운동이다. 올바른 걷기 방법과 체력 준비만 갖추면, 누구나 자연을 벗 삼아 즐겁고 안전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올라갈 때는 천천히, 내려올 때는 더욱 조심스럽게. 오늘 당장 가까운 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자연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유웅서(체육학 박사·액티브코어 운동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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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3-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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