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봉사 태조암 구천오백불(九千五百佛圖)도 일반에 공개
금산사 성보박물관, '조선후기 불화 특별전' 개최
위봉사 태조암 구천오백불도, 근래들어 처음으로 일반인들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금산사 성보박물관이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조선후기 불화 특별전'이 열린다.
다양한 불화가 소개되는 이 자리는 위봉사 태조암 구천오백불도(1886년)가 근래들어 처음으로 일반인들에게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는 미륵전 목판인쇄체험프로그램 함께 열린다.
위봉사 태조암 구천오백불도는 여러 화폭에 다불(多佛)이 나눠서 그려져 있다.
원래 11폭의 그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9폭만 전해지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독특한 구성으로 가치가 높다.
극락정토에서 설법하는 아미타 부처님과 수많은 화불, 극락정토의 모습을 5가지의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한 불화이다. 오색구름을 탄 아미타삼존을 비롯해 여러 권속과 금색 보탑, 전각 등의 화려한 표현을 통해 극락정토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북지역에는 현재 350여 점에 달하는 불화가 남아 있다. 전북지역 불화는 다른 지역에 비해 숫자가 많지 않을뿐더러 제작시기가 올라가는 작품도 드물다. 현재 남아 있는 작품 가운데 조성연대가 가장 이른 것은 1692년 조성한 금당사 괘불도이다.
내소사 괘불도 등 18세기에 조성된 9작품을 제외하고는 19세기 이후의 것들이어서 조선 후기 이전의 전북지역 불화의 실상에 대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익산 제석사지와 미륵사지 등 백제시대의 폐사지에서 발견된 벽화편을 비롯해 불화 관련 기록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전북지역 불화에서 주목할 점은 7존도 형식의 괘불도, 다불(多佛)신앙에 근거한 오불회도(五佛會圖), 천불회도(千佛會圖), 구천오백불도(九千五百佛圖) 등 독특하고 다양한 형식의 불화가 눈에 띈다.
완주 위봉사 태조암에 봉안된 구천오백불도는 아미타극락정토도, 천불도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조성된 예가 없는 구천오백불존도라는 독창적인 도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현존하는 9점의 탱화와 결실된 것으로 알려진 1점의 탱화에 표현된 존상을 모두 합해도 9,500불이 되지 않으며 석가설법도를 중심으로 좌우 대칭으로 불화가 걸려 있었을 것으로 본다면 최소 2폭이 더 있을 것 같다는 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비록 결실된 폭이 있기는 하지만 화기에 의해 구천오백불도라는 존명과 화승, 조성연대 등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으며 조선 후기 성행한 극락구품신앙에 의해 제작된 불화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조선 후기 전북지역의 불화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후불벽화의 전통이다. 불전 후불화를 주로 벽화로 장엄했지만 현재 불전의 후불벽화가 남아 있는 예는 많지 않다. 조선 후기의 예로는 선운사 대웅보전 삼신삼세불벽화(1840년)가 유일하다. 이 벽화는 조선 후기 군도형식과는 달리 간단한 배치를 보이는데, 특이한 점은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약사불화와 아미타불화를 좌우에 배치한 삼신불화(三身佛畵)와 삼세불도(三世佛圖)가 복합된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가치가 큰 불화가 여러 점 전시에 모습을 드로낸다.
금산사성보박물관은 1998년 설립, 2015년 2종 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전시공간은 지상 2층으로 360㎡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4-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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