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백용규 - 2025년 04월 30일 14시38분
정읍 용산천교 공사 현장, 불법 토사 반입에 환경법 위반까지…한국도로공사·삼광건설 총체적 부실 드러나
이 공사는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가 발주하고 삼광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공사에 사용된 토사는 애초 전남 장성에서 반입하기로 승인된 것으로, 현장과의 편도 거리는 49km에 달한다. 그러나 실제 반입된 토사는 김제시 금구면의 아파트 공사장에서 나온 사토로, 승인 없이 무단 반입한 것이다. 거리는 33km에 불과하다.
불법으로 토사를 반입한 업체는 삼광건설과 정식으로 토사 납품 계약을 체결했지만, 계약서에는 반입지 명시조차 없었다. 이는 시공사와 하도급업체 모두가 승인 절차를 의도적으로 무시했거나, 공공기관의 관리·감독을 무시한 채 공사를 밀어붙인 정황이다.
토사를 불법 반입한 업체는 이미 수개월 전에도 부안군 줄포면 토취장에서 덤프트럭 수백 대 분량의 토사를 납품한 바 있어, 반복적인 불법 반입 정황도 짙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해당 공사 현장은 도로 본선과 범면 공사에 필수적인 규준틀조차 설치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불법 토사를 원상복구도 하지 않고 인근 토지로 옮기면서 세륜세차시설도 이용하지 않고 농어촌공사 정읍지사 관리 농로를 덤프트럭 등의 통로로 무단 점용했다. 이는 명백한 환경법 위반이다. 주민의 농로 이용권과 농지 보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
게다가, 현장에서 다량 발생한 콘크리트 폐기물이 법정 보관 기한인 90일을 넘겨 방치된 의혹도 제기된다. 시공사의 폐기물 관리 의무는 물론, 발주처의 감시 책임도 전면적으로 무너진 셈이다.
25km 이내에 적법한 토취장이 곳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49km 거리의 전남 첨단지구를 토사 반입지로 승인한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의 결정도 의혹이다. 예산 낭비는 물론이고, 내부 유착이나 비정상적인 계약 과정이 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는 “불법 반입된 2,249㎥의 토사는 4월 19일과 21일 이틀간 반입된 것으로 확인되며, 원상복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계약 위반 사항에 대해 부실 벌점위원회를 개최하고, 관리자 재교육 등 불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혈세로 추진되는 공공사업의 불법과 부실 책임을 밝혀 책임자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용규 기자
지면 : 2025-05-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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