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5월 07일 12시48분
[사설]힘없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
전주 한 제지공장 맨홀서 사고유독가스 질식 추정
전주의 한 제지 공장에서 5명이 유독 가스를 흡입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전북자치도소방본부와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 44분쯤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의 한 제지공장에서 ‘작업자가 맨홀에 빠져서 가스 중독으로 의식이 없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40대 A씨 등 2명은 맨홀 입구 근처에 쓰러져 있다가 소방대원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또 맨홀 안에 있던 40대 B씨는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근에 있던 50대 C씨 등 2명은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5명은 모두 제지회사 직원으로 내국인이다.
이들은 설비를 청소하기 위해 이날 출근했다. 작업자 한 명이 홀로 슬러지 등이 쌓여 있는 3m 깊이의 맨홀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들이 모습이 보이지 않던 그를 찾다가 맨홀 안에 있는 그를 발견하고 구조하러 들어갔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것. 경찰은 숨진 근로자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조만간 사고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번 산업재해는 '인재'라며 회사대표와 안전관리책임자를 처벌하고 고용노동부는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명을 통해 “천일제지 공장에서 산재사고로 2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명은 의식불명이며 나머지 2명은 치료를 받고 있는 산업재해가 발생했다면서 조금만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측면에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가스누출 감지장치만 있었어도 귀중한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안전대책 마련을 부실하게 한 00제지에 의한 인재로 규정한 전북본부는 “3m 깊이의 맨홀 청소를 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인에 대해서 회사가 사전에 충분한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그에 맞게 작업을 했다면 발생하지 않을 사고였다고 했다.
산업현장에서 그동안 수많은 질식사가 발생했음에도 또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사전 안전관리감독 부실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그 책임을 따져 다시는 이런 전근대적인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노동현장의 산업재해가 줄어들지 않고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은 사업주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탓도 영향이 작지 않다. 가스누출에 의한 질식의 경우 그동안 수많은 산재사고가 있었기에 더욱 주의하여 작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시 반복해서 발생한 것은 여전히 노동자 안전은 뒷전이기 때문이다. 이번 산재사고는 회사의 무사안일과 노동자 안전에 대한 부주의에서 발생한 인재에 가깝다는 말들이 들린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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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5-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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