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5월 19일 14시17분
[온누리]선거제도 개혁!
여야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듣기 좋은 말들을 내세우며 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약이다.
이재명 후보는 여성, 청년, 노동자, 농민 등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유권자의 삶에 직결된 내용이 많아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꼭 실현시켜 주기를 바란다.
그 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선거철에 쏟아지는 공약(公約)들은 정작 임기 중에는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시민이 정치의 진정한 주체가 되지 못하고, 정치인이 베푸는 시혜의 수혜자로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유권자에게 “표를 주면 성과를 나누겠다”는 식의 거래형 정치 메시지를 던지고, 유권자는 그 공약에 환호하면서도 실현 여부를 제대로 따져 묻지 못한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르봉 구스타브은 “정치인은 당선만 된다면 과장된 공약을 서슴치 않고, 군중은 실재보다 환상에 더 쉽게 끌린다”고 하였다.
윤석열의 쿠데타를 막아내고 조기 대선을 가능하게 만든 ‘빛의 혁명’의 주역은 광장을 지킨 2030세대의 젊은 여성, 노동자, 농민, 보통의 시민, 자영업자, 택배 노동자를 포함한 특수고용노동자, 소수자, 이주자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도 정치의 장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있다.
청년 정책을 왜 60~70대들이 결정해야 하는가?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피선거권이 있음에도,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2030세대 가운데 국회의원은 단 한 명뿐이다. 남태령 대첩으로 이름을 알린 전봉준 트랙터 투쟁단의 농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노동조합의 상층 지도부 출신 국회의원은 몇 명 있지만, 현장 노동자 출신은 전무하다. IMF 경제위기나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더 어렵다는 자영업자를 대변하는 정치인은 누구인가? ‘빛의 혁명’의 주역인 2030대 여성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 역시 전무하다.
반면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은 61명에 이르러 전체의 20%를 넘는다. 법조인 전체 수는 약 4만 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약 0.08%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이 같은 불균형은 공약의 내용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다. 공약의 나열이 아닌, 다양한 사회구성원이 직접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민 통합과 실질적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이재명 후보가 진정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100개의 공약보다 중요한 것은 성별, 세대, 직업을 넘나드는 시민의 정치 참여를 보장할 선거제도 개혁에 앞장서는 일이다./정금성(지역활성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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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5-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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