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5월 19일 15시35분
이재명-김문수도 '40년 사골공약' 새만금 우려먹기
-제3금융도시 지정,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등 지역공약 닮은꼴-차별화도 신선함도 없는 공약에 씁쓸, 해묵은 숙원 해결 기대감도
이재명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권 유세에서 지역균형발전을 비롯해 2036년 전주 올림픽 유치, 농생명산업과 재생에너지산업 집중 육성, 지방 국립대 지원 확대를 통한 전문인재 양성 등 다양한 지역공약을 제시한 채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호남이란 이름으로 소외된 것도 모자라, 전북이란 이름으로 더 깊은 그늘에 놓여온 전북의 현실을 봤다”며 “전북도민의 희망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지 않도록, 이 땅의 가치와 자부심이 다시 피어나도록 전북이 중심에 서게 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민주당은 이에맞춰 구체적인 시·군별 공약도 발표했다. 전주교도소 이전부지 개발 지원, 군산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 구축, 남원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임실 옥정호 수변관광거점 조성, 부안 고창 노을대교 조기 착공 등이다.
곧 추가로 발표될 광역 공약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달 당내 경선 당시 광약 공약으로 선거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공약인 새만금 개발을 비롯해 전북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지정, 남원 공공의대 설립,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등을 약속했다.
새만금의 경우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시작돼 40년 가까이 완성하지 못한 애증의 산물이고,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공공의대 설립 등 또한 민주당 문재인 전 정권도, 국힘 윤석열 전 정권도 약속만 한 채 실행하지 못한 미완의 과제다.
김문수 후보의 전북공약도 판박이에 가깝다.
실제로 지난 17일 전주에서 맞불 유세전을 펼친 김 후보는 “2036년 하계 올림픽이 반드시 전주에 유치되도록 총력을 기울여 지원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새만금은 대한민국의 꿈을 실현할 위대한 땅”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개발을 공약했다.
이밖에 국힘이 발표한 대선 공약은 새만금 특별회계 설립,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K콘텐츠(한류문화) 복합단지 조성, 농생명산업 육성 등이다. 그 세부 사업안은 한층 더 닮은 꼴이다.
굳이 이재명 후보와 차별화된 공약을 꼽는다면 현재 전주권 선출직들(대부분 민주당 소속)간 찬반 내홍에 휩싸인 전주시와 완주군간 행정통합 지원 정도다.
이처럼 닮은꼴 공약은 조기대선 확정 직후 전북자치도와 일선 시·군이 여야에 제안한 해묵은 숙원사업을 대거 채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연스레 정관가 안팎에선 누가 당선돼도 지역공약은 잘 풀리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반대로 차별화는커녕 신선함도 없다, 특히 약속만 한 채 실행하지 못한 여느 정권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는 비판도 적지않다.
익명의 한 지방의원은 “시간이 촉박한 조기 대선이다보니 어떤 비전을 가지고 만든 공약이라기보단 지자체들이 제안한 당면 현안사업, 또는 오랜 숙원사업들을 취사선택 하면서 빚어진 문제로 보인다”며 “대선 이후라도 지역의 발전과 미래에 도움될 수 있는 게 뭔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국책사업화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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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5-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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