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는 사람은 주인,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 주인으로서 소중한 한표 소신껏 행사해야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부정하는 부정선거 음모론도 경계해야
■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김진수 상임위원
12.3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제21대 대통령선거가 후끈 달아올랐다. 국가적 명운이 걸린 조기 대선인 탓에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사가 크다. 더욱이 탄핵정국 속에 근거없는 부정선거 의혹마저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면서 공정성 또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는 이에따라 도내 선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진수 전북선관위 상임위원을 만나봤다.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국가적 혼란 속에 치르는 조기 대선인데, 어떠십니까?
짧은 기간 동안 갑작스럽게 선거를 준비하느라 4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5월에는 후보자들만큼이나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부정선거 의혹으로 시작된 대선이나 다를 바 없다보니 어떤 흠결도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야한다는 책임감도 막중합니다.
△준비할 시간도 촉박한데, 그 어떤 논란도 만들어선 안된다는 사회적 요구까지 더해져 선관위의 부담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진행상황은 어떤가요?
단기간 내에 준비하다 보니 인력과 시설 확보에 어려움이 조금 있었지만 현재는 차질없이 모두 확보됐습니다. 협조해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대선은 사전투표기간이 모두 평일인 관계로 기존에 사전투표소로 이용했던 일부 학교가 불가피하게 다른 시설로 변경된바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인의 혼란을 최소화하려고 그 변경을 최소화했으며 사전투표 당일에는 변경된 투표소 안내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미 선거벽보가 거리에 게시되고, 책자형 선거공보도 발송됐습니다. 명부가 확정된 재외선거는 20일부터 투표가 시작되고, 22일 국내 선거인명부가 확정되면 24일까지 전단형 선거공보와 투표안내문이 발송됩니다. 26일에는 선상투표, 29일과 30일에는 사전투표가 이어지고, 6월 3일 선거일은 도내 566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되는데, 오후 8시까지 투표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선거절차에 있어서 사소한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될 중요한 선거입니다. 선거사무를 함께하는 모든 기관과 종사자분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정확하고 공정하게 임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라서 잘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후보자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선거정보는 어디서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후보자의 학력, 경력, 병역 등 기본적인 정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이나 각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리의 선거벽보나 선거공보에서도 물론 살펴볼 수 있는데, 보다 자세히 각 정당이나 후보자간 정책과 공약을 확인하려면 중앙선관위 누리집 ‘정책·공약마당(policy.nec.go.kr)’에 방문하면 됩니다.
정당과 후보자의 10대 정책과 공약을 공개하는 곳으로, 매니페스토 방식에 따라 목표, 이행방법, 이행기간, 재원조달방안 등이 기재돼 있어 후보자들이 내놓은 대한민국 운영 비전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후보자의 TV토론회도 있습니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개최하는 법정토론회와 각 언론사에서 개최하는 토론회를 꼭 시청하시고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비교 평가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선거를 치르면서 이런저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이번 대선부터 달라지는 게 좀 있다고요?
우선, 선거법이 개정돼 지방공사나 지방공단의 상근직원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무제한이던 사전투표 참관인 수도 선거일 투표와 마찬가지로 8명으로 제한됐습니다. 참관인 수를 제한하게 된 것은 지난 2024년 국회의원선거 때 38개 정당이 참여하면서 사전투표 참관인 수가 과도하게 많아 투표장소의 공간제약 등으로 인해 선거관리에 어려움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참관인 수당으로 당초 책정된 56억여원 보다 1.7배 가량 많은 약 98억 원의 비용도 소요됐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전투표 참관인 제도가 생긴 이래 계속되었고, 제도 보완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대두되면서 개정된 것입니다.
△12.3비상계엄 사태이후 부정선거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음모론자들은 이번 대선 또한 부정선거를 저지를 것이란 의혹을 들고나섰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음모론자들의 부정선거 주장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중 선거관리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통신망이라든가 선거장비에 대한 주장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국가정보원의 서버 점검에 따른 위원회의 사실관계 확인, 보안시스템 강화, 시스템의 재원과 구성요소 공개 등을 통해 부정선거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임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일장기 투표지’, ‘배춧잎 투표지’, ‘빳빳한 투표지’ 등의 의혹도 부정선거의 증거가 아님을 증명했고, 선거과정상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일 중 하나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들의 주장에 하나씩 반박이 이뤄지자, 이번에는 ‘특수봉인지’를 문제삼는가 하면, 사전투표 회송용봉투를 배달하는 우체국까지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선거절차 하나하나를 부정선거 프레임에 가둬놓고 접근한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선거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일 것입니다.
△그만큼 이번 대선은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는데요, 부정선거 의혹을 잠재울 대책은 무엇인지요?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의혹이 있는 부분은 선거를 관리하는 주된 기관으로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고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게 중요할 것입니다. 법을 개정해야 하는 부분은 당장 시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국선에서는 사전투표 보관장소 CCTV 실시간 공개, 개표시 수검표 과정 추가 등을 시행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이번 대선에서는 세가지 제도를 추가적으로 시행합니다.
첫번째는 사전투표소별로 관내, 관외 투표자 수를 1시간 단위로 공개합니다. 매일 사전투표 종료 후에 투표자수를 조작해 부풀리기 한다는 의혹이 계속됨에 따라 매 1시간 단위로 사전투표소별 투표자 수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두번째는 일반인 투·개표 사무원 지원 신청서에 국적 확인란을 추가하고 신분증 사본도 제출하도록 해 국적확인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선거법상 투·개표 사무원의 국적을 제한하고 있지 않아 중국인이 개표사무에 대거 참여한다는 등 중국 배후설이 번지면서 공정성과 신뢰성의 문제로 이어졌는데, 이번에 강화된 절차로 그런 의혹은 더 이상 제기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번째는 공정선거 참관단을 운영합니다. 참관단은 정치학회 등 외부 단체가 자율적으로 구성해 운영하는 것으로, 이들이 투·개표 현장에서 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언론사가 동행 취재하고 인터넷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부정선거론자들이 제기했던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 뒤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인 만큼 부정선거 논란을 잠재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곧 사전투표부터 시작되는데요, 투표할 때 유권자들이 알아두면 유용할만한 꿀팁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유권자들이 알고 있는 투표 상식 중에 잘못된 점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기표한 투표지를 접으면 인주가 반대쪽에 묻어서 무효가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과거에는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투표지를 접지 않고 말아서 투표함에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표소에서 사용하는 기표용구의 인주는 속건성 잉크입니다. 따라서 찍는 순간 종이에 스며들어 접은 반대면에 묻지 않으니 안심하고 접어도 됩니다.
또한 신분증을 깜빡 잊고 투표소에 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미리 휴대폰 패스(PASS·본인 인증확인 서비스) 앱에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등록해 두시면 실물 신분증을 챙기지 않아도 됩니다. 투표 현장에서 패스 앱을 실행해 사무원에게 보여주면 투표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때보다 선관위의 역할과 국민의 선택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요, 유권자들께 전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해주시죠.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요, 그렇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도산 안창호 선생이 하신 말씀입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방법은 과거 독립운동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아닐 것입니다.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 여러분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 표를 소신껏 행사해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민주주의를 지키는 기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해 국민들의 선거권 행사에 한 점 의구심이 없도록 공정하고 정확한 선거관리에 임하겠습니다.
/정성학 기자
◆김진수 상임위원(관리관)
경남 함양 출신으로 동아대, 부산대 행정대학원을 나왔고 1991년 국가 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섰다. 부산선관위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30여년간 선거직으로 재직해온 선거통이다. 중앙선관위 의정지원과장, 중앙선거방송토론위 사무국장, 주일본 대한민국 대사관 재외선거관,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제도연구부 전임교수, 경남선관위 사무처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5-21 16면
http://sjbnews.com/850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