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A to Z(아토즈)
지인교수에게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15주 사회봉사 교육프로그램 의뢰가 들어왔다. 대학에서도 15주 동안 수업을 한다는 것은 시작부터 촘촘한 강의계획서가 필요하다. 작성한 강의계획서 중에서 간호영역인 자가돌봄에 대한 3주 강의를 맡아 주면 좋겠다고 한다. 특히 대부분 대상자가 노년으로 재활운동과 간호가 융합적으로 접근을 할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연세 지극한 어르신이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신다. 교수님께서 지난주에 수업한거 집에서 열심히 했다고 하면서 우리 앞에서 직접 복습을 하시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수업을 들으셨어요” 했더니 “우리 교수님이 최고 잘 가르쳐 주세요” 하신다. 지금까지 대도시 노년을 대상으로 15주 교육과정 사회봉사는 나도 처음이라 이분들의 수업 태도는 어떠실까 많이 궁금했는데... 이분의 말씀을 듣고 나니 오늘 사회봉사에 책임감이 더 느껴진다. 지인은 매주 봉사 참여 학생들과 함께 균형감각이나 유연성 증진을 위해 생활습관 속에서 활용 가능한 재활운동 교육봉사를 진행한다. 또한 참여한 대학생들은 이러한 교육봉사가 본인 전공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가 지역사회 중심 서비스러닝 교과목으로 진일보하면 좋겠다.
강의실에는 약 40여 분의 어르신들이 자리에 앉아 계셨다. 곧 여름이 다가오면 더운 날씨로 인해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수분섭취의 중요성과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예방을 준비했다. 낙상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가정이다. 한 시간 내내 집중해서 들어주셨다. 그동안 사회봉사를 농촌지역 주민이나 대도시 데이케어 치매 대상자를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교육봉사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면, 이번 15주 지역사회 사회봉사는 다시 한번 노년 교육봉사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자가돌봄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사회봉사 현장 경험을 기반한 사례별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봉사 기획자의 철학과 윤리가 면밀하게 반영되어야 한다.
교육은 어린아이부터 노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필요하다(A to Z). 우리가 속된 말로 노년 대상자를 위한 사회봉사는 교육보다는 그냥 뭐 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나의 경험상 이러한 고정관념은 대단히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 대학 강의실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집중도를 농촌과 대도시 지역사회 노년 대상자에서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내용과 진심어린 관심이다.
/김자옥(원광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5-22 8면
http://sjbnews.com/8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