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5월 22일 17시00분
말과 사물에 대한 사유
'그냥', '새파란 눈', '머나먼 나무' 등 57편이 실려 있다.
시는 말로 말을 부정하는 일이고 말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다. 그것은 말과 사물 사이의 간극에 존재하는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끊임없이 말을 갱신하는 새로운 기쁨을 주는 일이기도 하지만 말을 하는 시인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또 거부해야 하는 힘든 갱생의 길이기도 하다.
황정산 시인･문학평론가는 "김소형시인은 자신의 첫 시집 '너는 사각거리고'에서 시인의 길이 얼마나 지난하고 괴로운 일인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일인지를 잘 보여 준다. 그의 시어는 타락한 세상의 말들을 태초의 싱싱한 소리들로 바꾸고, 직선과 사각으로 구획된 우리의 삶을 둥근 곡선의 화합의 세계로 이끈다"고 했다.
“(전략)너무 따뜻하기만 하면 썩는다고/ 여자가 차가운 손으로 과일을 깎는다/ 안과 밖의 부드러운 경계를 손과 손이 나누어 잡는다// 한 손이 너무 차가우면 다른 손이 덥혀 주면서/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손이 대신 말할 수 있도록/ 이웃집 사람처럼 비켜 서 있다('정오의 시간' 부분)'
시인은 시집을 내면서 “꿈에서 깬 듯 어리둥절한 새 한 마리가 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늘을 올려다 본다. 바람이 깃털을 부풀리고 있다”고 했다.
시인은 전주에서 태어났고, 2021년 '애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인은 티티새가 물어다 준 길을 건너 환한 당신에게로 다가가고 있다./이종근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5-23 7면
http://sjbnews.com/850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