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6월 04일 14시32분
관우의 신성을 믿는 사람들은 행운을 점치기도 한다
[원지의 문(文)·화(畵) 스케치] <40> 관성묘
남장대, 정몽주 시비, 서암문지를 거쳐 천경대로 이어진다.
만경대에서 내려오면 ‘관성묘(전북문화재자료 제5호)'가 나온다.
중국 촉한의 장수 관우를 받들어 모시는 사당이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과 명나라가 합쳐 왜군을 물리칠 때 무인의 상징으로 세운 사당이다.
사당 입구 대문 두 곳 행랑방에는 양쪽 모두 각각 붉은 색 말 고삐를 붙잡고 서 있는 사람이 눈을 부라리고 서 있다.
관운장이 적토마 고삐를 붙잡고 출진 준비를 하는 모습을 조각한 작품으로 이해된다. 두 번째 계단을 올라서면 동무와 서무 양쪽 창틀 안에 삼국지에 촉군과 조조군의 전투장면을 그린 옛 그림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 하마비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삼국지에 나오는 중국 촉한(蜀漢)의 장수 관우를 무신(武神)으로 모시는 사당으로 주왕묘, 관제묘라고도 한다.
임진왜란 때 장군 진인이 관우신장의 가호를 받는다고 믿고 자신이 있던 곳에 묘를 세워 관우의 신상(神像)을 안치한 것이 시발점이 된다.
전주에는 1895년(고종 32) 관찰사 김성근과 남고별장 이신문이 유지들의 헌금을 받아 건립한다.
입구엔 앞쪽에 대소인원개하마라 쓰여 있고, 옆면엔 광서17년(1891) 신묘5월립이 라고 쓰인 하마비가 있다.
사당 안에는 관우의 상이 있고, 그 양쪽 벽에는 ‘삼국지연의’의 내용을 그린 벽화가 있다.
다음은 전주 관성묘(關聖廟)의 주련의 내용이다.
'산은 촉한(蜀漢)의 색을 고치지 않음이 엄연하고
제자(帝子)묘우(廟宇)는 이곳에 있으니
꽃은 오히려 가시를 두르고 있으면서 도와주는구나 임금과 제후의 절개와 도끼는 이곳에 남고진(鎭)장(將)에 주둔하고 있도다
큰 산을 흔들고 천지를 번쩍든 천하의 영웅이다 현령(顯靈)의 베품이 삼계(三界)의 요사(妖邪)를 물리치고
몸은 춘추(春秋)에서 강상(鋼常)을 지키려한 충성스런 마음을 본받아 만세신자(萬世臣子)들에게 널리 법훈(法訓)으로 내린다
광서(光緖) 14년(1888년) 무자(戊子) 중추(春秋)
山不改蜀漢色儼然 帝子廟宇在斯間
花猶帶荊襄禀乎 君侯節鏚鎭此處
撼山嶽掀天地之英雄 顯靈施威於三界妖邪
體春秋扶鋼常之忠心 垂訓示法於萬世臣子(필자 국역)'
관우의 신성을 믿는 사람들은 매년 초, 이곳을 찾아 한 해의 행운을 점치기도 한다./글=이종근·그림=원지(XU WENJI)
지면 : 2025-06-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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