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주 종광대 토성 잘 보존해야
전북자치도 문화유산 지정
정비와 복원작업 이어가
최근들어 후백제 시대 도성으로 추정되는 전주 종광대의 토성이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전주시는 종광대 토성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을 세워 성곽에 대한 발굴조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정비와 복원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종광대 토성은 종광대 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발굴된 기와 등을 조사한 결과 후백제 시대 도성으로 추정됐다. 이는 2008년 전주 종광대2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추진 과정 중 지표조사를 통해 알려졌다.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의 전주부 고적조에 ‘견훤이 쌓은 고토성’으로 기록돼 있다.
전주 구도심에서 10년 넘게 진행되어온 재개발 사업이 후백제 추정 유적의 발굴로 결국 무산됐다. 재개발 예정지를 관통하는 이 유적에 대해 국가유산청이 '현지 보존' 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천억 대로 예상되는 보상비 지급 등을 놓고 앞으로 진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5백 3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철거 공사가 거의 끝나고, 조합원 분양까지 마쳤다. 그런데 공사 과정에서 땅 속에 묻혀있던 성벽과 기와 등 후백제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됐다.
발견된 성벽의 흔적은 이 곳 재개발 예정지 한가운데를 동서로 가로질러, 200미터에 이르고 있다. 1942년 편찬된 전주부사에 나오는 후백제 고토성의 위치와 거의 일치한다.
국가유산청은 심의위원회를 열고, 해당 유적에 대해 '현지 보존', 즉 그 자리에 그대로 보존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재개발 예정지를 관통하는 유적 발굴로 사업이 무산된 사례가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앞서 2000년 풍납토성 재개발 과정에서 국가와 지자체가 보상비를 지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국가유산청은 종광대 후백제 추정 유적이 풍납토성과 달리 국가지정유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상비 분담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재개발 조합과 전주시, 유산청간 협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주 종광대 토성은 성곽의 축조 방법과 특수성, 후백제의 시대 배경에 대한 전모가 밝혀졌고, 유물 및 문헌자료 등을 통해 시대성과 진정성의 가치를 담고 있는 유적으로 평가돼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성곽 축조 방식은 통일신라 때 석성(石城)에서 주로 활용되는 기술을 토성 축성에도 활용한 드문 사례이며, 기존의 자연 지형을 적극 활용하여 적은 공력을 들여 거대한 토성을 축조한 사실들을 통해 당시 후백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중요한 유적으로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상부 토축과 사면의 경계를 중심으로 기반암 풍화토층 위로 다량의 기와(기와집적부)가 확인됐으며, 수습된 기와의 문양은 전라감영과 전주 전동성당 일원, 전주부성 등 구도심 일대의 후백제 문화층과 후백제의 대표적인 유적인 동고산성 등에서 출토된 기와와 동일한 형태의 문양과 제작 기법이 확인됐다. 전주 종광대 토성은 발굴조사를 통해 후백제 왕도를 상징하는 도성벽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증명되고 보존해야 하는 전주의 중요한 유산이다. 향후 전주 종광대 토성이 올바르게 보존되고 정비돼 그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발굴 조사와 정비사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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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6-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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