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6월 29일 14시04분
[온누리]소버린 AI
AI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이다. 컴퓨터를 이용해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려는 과학의 한 분야이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인식하여 스스로 학습하고 결정을 내리는 작업을 컴퓨터가 실행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1950년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컴퓨터도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됐다. 그리고 1956년 열린 다트머스 회의에서 ‘인공지능(AI)’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7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다.
IBM의 AI 체스 프로그램 ‘딥블루’가 1997년 당시 세계 챔피언이었던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겨 충격을 안겼다. 이후 빅데이터와 컴퓨팅 기술의 발전으로 머신러닝과 딥러닝이 고도화됐다. 여기에 기반한 구글의 딥마인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으로 이기며 위력을 과시했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술을 발전시키며 주도해 왔다. 특히 2022년 11월에 출시된 생성형 AI인 챗GPT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인간과 대화가 가능해지고, 새로운 것을 창안함으로써 인간에게 이제까지와는 다른 능력을 요구하게 됐다.
AI의 위력이 커지면서 빅테크 기업에 예속될 수 있다는 자성이 일었다. 그래서 출현한 것이 ‘소버린AI’이다. 소버린(Sovereign)은 ‘자주적’이라는 의미이다. 특정 국가가 자국 내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통제가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소버린AI이다. 유럽연합의 가이아엑스(GAIA-X)나 한국의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카카오의 KoGPT가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이재명 정부 들어 데이터 주권을 강조하며 AI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중국에 이어 AI 3대 강국을 지향한다. 예산도 선진국 이상으로 증액해 민간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고, AI데이터 센터와 AI고속도로를 구축함과 동시에 고성능GPU를 5만 개 이상 확보해 국가 AI데이터 집적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혹자들은 MS 윈도우나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챗GPT를 쓰면 되지 구태여 독자적 AI에 집착하느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국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정을 내리는 일은 국가 안보와 경제 등 생존이 걸린 문제이다. 이런 분야를 외국의 기술에 의존한다면 AI 식민지나 다름이 없게 된다.
바야흐로 AI전쟁 시대이다. 미국의 중국 견제 핵심도 AI 굴기를 막겠다는 것이다. 2024년 미국 스텐버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가 발표한 ‘국가별 주목할 만한 AI 모델’을 보면 미국이 40개로 압도적으로 많다. 그 뒤를 15개의 중국이 따르고, 프랑스가 3개이다. 반면 한국은 1개뿐이다. 한참 뒤처진 AI기술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데이터 접근을 막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우리 사회가 응답해야 할 것이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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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6-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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