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6월 29일 14시07분
[특별기고]완주 전주 통합, 일방적으로, 정치적 폭주를 하는 쪽은 누구인가
유 의장을 비롯한 완주군의회에 묻고 싶다. 지금 완주군민 의견을 듣지 않고 통합을 추진하는 쪽이 누구인가? 완주군민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간 김관영 도지사를 막아선 쪽은 다름 아닌 완주군의회다. 군의원 10명이 삭발까지 하며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는가.
주민투표는 어떠한가? 완주-전주 통합처럼, 주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이견이 존재하는 사안은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군민 모두의 의견을 모으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은 다름 아닌 주민투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주군은 여론조사로 대신하자고 주장한다. 질문과 모집단 설계 방법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전문가들이 수치 그 자체보다는 추이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는 바로 그 여론조사 말이다.
완주군민들께서 통합에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알아야 전북도에서도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군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할 수 있는 자리는 막고, 객관적인 의견 취합 방법인 주민투표마저 거부한다면 대체 어떻게 완주군민들의 의견을 들으라는 말인가? 완주군 주장에 따라 여론조사로 완주-전주 통합을 결정했다고 하자. 그런데 그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완주군민들이, 자신은 여론조사 기관의 전화를 받지 못했으니 내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인가?
자고로 완주군민이라면 통합에 반대해야 한다는 맹목적인 생각에 휩싸여 있다고 여기고 싶지 않다. 다만, 대화의 장을 세 차례나 가로막는 등 물리적인 행위는, 의견이 다르거나 아직 통합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다른 동료 주민들의 입을 틀어막는, 그래서 완주-전주 통합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도록 만드는 행위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늦지 않았다. 행정 통합 문제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수장은 아직 공석이다. 주민투표일지, 의회의결일지 행안부의 입장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 전에 통합 여부를 결정지으려면, 8월 안에 주민투표가 실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민투표가 진행된다는 전제로, 그 이전에 해야할 일이 많다. 더 많은 완주군민들이 완주와 전주의 통합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다른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일이 진행될 수 있는 공간은, 도지사와 완주군민들이 만나는 곳에서 시작될 것이다.
대화가 있는 곳에는 “일방적”인 “정치적 폭주”가 존재할 수 없다. 이런 반민주적인 일은, 대화가 부재한 곳에만 솟아난다. 지난 연말에 전국민이 목도하지 않았는가? 자신의 의견과 다른 사람의 말은 전혀 듣지 않고, 국회 다수당인 야당 대표와의 대화조차 거부했던 지도자의 정치적 선택을 말이다. 우리는 다르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졌더라도 상대를 존중하는,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시민이다. 오해가 더 이상 깊어지지 않고, 옹이가 생기기 전에 풀기 위해서 우리는 마주 앉아야 한다. 지금 바로 소통의 문을 열자.
그리고 바라건데 완주군수와 전주시장, 완주군의회의장과 전주시의회 의장도 만나야 한다. 물론 반대, 찬성단체도 공개된 장소에서 무릎을 맞대야 한다.
/성도경(완주전주상생통합 완주군민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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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6-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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