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6월 30일 15시57분
[아침발걸음]노회찬의 청소론에서 온 사회통합의 조건
스레드에서 대화하기 위해서는 ‘상대할 만한 사람인가?’를 먼저 판단해야 했다. 듣지도 않고 자기 주장만 하며, 비아냥과 조롱만 하는 이들이 있었다. 오프라인에는 최소한의 예의라는 게 있지만, 이곳은 극단적이다. 같은 진영이라고 여기면 무조건 좋아했고, 반대의 이념이라고 생각하면 조롱과 비난만 가득했다. 그래도 글에 대한 비난이라면 견딜 만했다. 최소한 글에 대한 반응을 하면서 비난하는 것이니 말이다. 계정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있게 해 놨다. 이 정도 수준은 양반(?)에 속한다. 말이 안 통하는 이들 상당수는 종교인이었다. 산불도 북한군이 냈고, 중공군이 우리 국회를 점령했으며, CIA에 신고하면 사람들이 잡혀간다느니, 여당은 모두 공산당이라는 등 황당한 주장도 많았다. 대선이 부정선거라고 확신하는 이들도 있었다. 여당과 대통령에게 비난을 퍼부으며 분노에 찬 이들이 있었다. 이런 사람들 특징은 전혀 누군지 모른다는 데 있다. 그들이 ‘사람’인지도 다시 살펴야 했다. 계정에는 얼굴도, 이름도 없고, 자기 공간에는 글도 없다. 돌아다니며 같은 말만 반복하며 비난과 욕설을 퍼붓는 이들이다. 차단이 답이다.
요즘 ‘통합’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그것도 불과 몇 달 전까지는 전혀 사용하지 않던 정치인들이나, 그들을 지지하던 이들 입에서 통합 이야기가 쏟아지는 걸 보면 아이러니하다. 통합은 우리 사회를 위해 누구나 바라는 바다. 오래전, 고(故) 노회찬 의원이 말했다. “청소는 먼지에 대한 보복이냐? 더러우니까 청소하는 거 아니에요?” 우리 사회가 건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회 통합이 정답이라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병균은 먼저 소독하고 청소해야 한다. 그 이후 통합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온라인도 오프라인과 같다. 깨끗하지 않으면 병에 걸린다. SNS가 좋은 사람들과 울고 웃으며, 때로는 비판과 비평도 오가는 통합적이고 평화로운 관계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상대가 누구인지는 알아야 한다. 자신이 병균이 아닌 누구라고 밝혀야 한다는 말이다. 벌레나 병균, 먼지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병균과 먼지는 차단하거나 쓸어서 버려야 한다. 너무 더러운 곳을 청소하지 않고 같이 뭉개고 있으면 결국 모두가 병에 걸리거나 썩기 마련이다. 관계를 맺으며 통합을 이루려면, 내가 상대할 만한 사람인지, 상대가 누구인지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람이 아닌 경우라면, 즉시 차단하고 격리해야 옳다. 건강한 통합은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정건희(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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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7-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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