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01일 14시44분
[온누리]인적자원
쳇GPT 활용이 급증하면서 AI 산업 육성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고 한다.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에너지, 데이터, 인재라는 3대 요소의 충분한 공급이 우선이라는 분석이 쏟아진다. 에너지와 데이터라는 물적 자원 못지않게 인재라는 인적 자원이 필수요소라는 것이다. 인적 자원의 충분한 공급은 비단 최첨단 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유산과 같이 과거의 가치를 찾아내는 데에도 인적 자원은 핵심 기반이다.
다음 주 7월 8일은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이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세계유산 등재 이후 익산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큰 것은 교통도시, 보석도시로 알려졌던 익산이 세계유산도시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얻게 된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백제의 수도 공주, 부여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얻은 브랜드라서 더 의미가 있다. 익산은 이제 백제문화가 어떤 모습인지,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백제는 어떤 나라였는지를 알고 싶으면 반드시 찾아야 하는 도시가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일제강점기 사진 속 미륵사지나 왕궁리유적은 허허벌판의 논밭에 불과했다. 폐허와 같은 그곳이 100년이 지난 후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유산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곳의 가치를 찾아내어 보존하려고 노력했던 앞서가는 사람들, 즉 인적 자원 덕분이었다.
무엇이 확인될지 아무도 모르는 그곳,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조사의 첫 삽을 뜬 것은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였다. 물론 여기에는 지역문화를 보존하여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이 앞장서서 조사연구해야 한다는 지역 인사들의 요청이 그 출발점이었다. 지역민의 요구와 지역대학의 수용, 지자체의 응원이 만나 드디어 익산 백제문화의 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말하자면 눈 밝은 인적 자원들이 의기투합한 것이다.
고고유적의 가치가 세상에 빛을 보려면 오랜 시간과 비용과 인재가 투입되어야 한다. 절대로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백년지대계이다. 1970년대 초 미륵사지 조사의 첫 삽을 뜨고,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으니 무려 45년이 소요되었다. 45년 전 조사 시작부터 세계유산을 꿈꾸지는 않았을 것이다. 묵묵히 걷다 보니 보고 싶었던 푸른 바다가 보였던 것이다.
등재 1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뒤돌아보면 지난 시절을 묵묵히 걸어왔던 사람들이 참으로 존경스럽다. 미륵사지 석탑이 해체 보수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 데에 20년이 걸렸다. 20대 후반에 석탑 해체보수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이라면 40대 후반의 중년이 되어서야 마무리되었을 시간이다. 세계유산은 이들의 땀, 열정,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서 걸어간 선배, 뒤따라 오는 후배들이 고맙고 또 고맙다. 문화유산분야 역시 인적 자원이 핵심 중 핵심이다.
/문이화(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7-02 6면
http://sjbnews.com/853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