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02일 14시16분
[오늘의 길목]감자떡이 그리운 “제철행복”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24절기)를 묻는 김신지 작가의 에세이 “제철행복”은 알맞은 시절, 즉 제철을 산다는 건. 계절의 변화를 촘촘히 느끼며, 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챙겨야 할 기쁨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제철 산책. 제철 낭만. 제철 여행. 제철 취미. 제철 만남. 제철 선물. 제철 음식. 제철 휴식. 제철 풍경 등을 통해 자신만의 멋진 제철 행복을 만끽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24절기란 실제로 지구가 1년 동안 태양 둘레를 공전하지만, 지구의 관측자에게는 상대적으로 태양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천구상에서 태양이 1년에 걸쳐 이동하는 경로를 황도라 부르는데, 황도 한 바퀴인 360도를 15도 간격으로 나누어 계절을 세밀하게 구분한 것이 24절기로, 해가 만들어 내는 1년간의 계절변화를 스물네 개의 이름으로 표현한 셈이다. 봄·여름·가을·겨울 각각에 여섯 절기가 속하며, 한 절기의 길이는 약 15일로 한 달에 두 번 들어있다. 기원전 중국에서 만들어져 전해진 24절기를 선조들은 우리 땅의 실정에 맞게 해석해서 농사와 생활의 길잡이로 삼아왔다. 세종은 조선시대 천문학을 집대성한 역법서(칠정산)를 펴내며, 24절기를 한양의 위치와 기후에 맞게 수정해서 현재 우리가 쓰는 절기는 이에 따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24절기는 춘분과 추분에 낮이 긴 하지와 밤이 긴 동지를 더해 계절의 기초가 된다는 뜻의 “기절기”라고도 부르며, 해의 사계절은 춘분·하지·추분·동지로 해의 운행에서 전환점이 되고, 이로부터 한 달 반 뒤 해의 영향이 땅에 이르러 계절이 시작되는 입춘·입하·입추·입동은 “땅의 사계절”인 것이다. 이 여덟 절기 사이사이에 그 무렵의 기상현상이나 자연변화를 담은 이름의 절기가 두 개씩 더 들어가 24절기를 이루고 있는데, 입절기와 기절기외에 기온의 특징을 담고 있는 소서(작은더위)· 대서(큰더위). 처서(더위가 그침). 소한(작은 추위)· 대한(큰 추위)이 있고, 강수 현상을 나타낸 이름으로는 우수(봄비), 곡우(곡식 비), 소설(작은 눈), 대설(큰 눈) 이 있다. 백로(흰 이슬), 한로(찬이슬). 상강(서리가 내림)은 수증기가 응결현상을 나타내고, 경칩(겨울잠에서 깨어남). 청명(맑고 밝은 봄날). 소만(작은 것이 가득 참). 망종(보리 베고 모심기)등은 이 무렵 만물의 변화를 관찰해 붙인 이름이다.
제철 행복을 통해 24절기마다 담겨진 오묘한 깊은 뜻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마음의 유리창을 깨끗이 닦아내고, 계절의 풍경을 바라보는 상쾌하고 기분 좋은 시각적이고 공간적인 아름다운 삶의 깊이를 성찰하게 되는 느낌이 든다. 아이슬란드어에는 “날씨가 화창하다는 이유만으로 예정에 없이 주어지는 휴가”를 뜻하는 “솔라르프리”라는 단어가 있다. 태양 휴일. 날씨 휴가쯤 될까? 입춘·우수·경칩·춘분·청명·곡우·입하·소만·망종·하지·소서·대서·입추·처서·백로·추분·한로·상강·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대한이라는 24절기와 날씨 휴가를 떠나면 어떨까요?/안승현(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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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7-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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