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02일 14시18분
[문화로 이야기꽃]‘온도와 향기’가 조화로운
온도를 맞추려면 당연히 물질적 복지정책의 확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금전적 지원을 넘어서는 여러 문제에 걸쳐있다. 안정적인 주거 환경, 포괄적인 의료 접근, 안전한 일자리 보장, 공정한 교육 기회 제공처럼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최근 공공정책에서 힘을 쏟는 기본소득, 생활비 보조, 생계안정,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로 불안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정신건강 의료 서비스 강화, 지역 기반의 일자리, 기술교육 기반의 개인자립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 이런 ‘온도의 정책’은 개인의 삶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고, 사회적 회복의 출발점이 된다. 물론 이러한 정책들이 개인의 회복을 도와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게 펼쳐야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간다. 퍼주기가 아니라 개인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토양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향기의 정책’은 문화예술 활성화와 인간의 정체성과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들이다. 여기서 핵심적인 요소는 치유와 회복을 이끄는 감각적 매개체이다. 문화예술이 접목된 복지 공간을 조성하고,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예술 기반의 심리치유 콘텐츠를 운영하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도서관이나 복지관의 소규모 전시공간, 지역 예술인의 창작실, 전통차 체험이나 그림 그리기와 같은 감성 활동 공간에서 이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정서적 안정에 이르도록 도와준다. 공동체 문화축제를 통해 사람들 간의 감정을 나누고, 미디어와 SNS에서는 감성 중심의 이야기와 표현을 통해 공감을 끌어낸다.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가 없다. 삶에는 기능만큼이나 감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화예술 정책은 단순 이벤트를 넘어서서 개인의 삶에 스며드는 감성적 자산으로 축적된다. 언제든지 스스로 꺼내 삶을 활기차게 한다.
우리는 ‘온도와 향기’를 잇는 통합적 사회문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인프라로서 복지와 문화를 결합한 ‘문화형 복지센터’를 설계하고, 스프트웨어로 기술교육과 문화활동이 결합된 복합형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바리스타 교육과 카페 운영을 통해 경제적 자립과 함께 커피 향기를 통한 심리적 치유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정책적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감성 언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정책 대상자에게 체감 온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산 편성에서는 감성 인프라 조성 및 유지비용을 항목으로 설정하여 정책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주민 주도의 풀뿌리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향기 있는 공동체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들의 삶은 혼자만으로 감내하기 어렵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되, 맑고 밝게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연결망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온도와 향기 정책’ 중심에 서야 한다. 정책은 함께 숨 쉬는 사람들의 연결망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략들을 실현하면, 우리는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유대감이 회복되는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다. 문화예술 정책은 사회적 다양성과 창의성을 증진시키고, 공공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온도와 향기를 함께 간직하는 삶은 단순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삶의 표상에 그치지 않는다. 충격과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치유 방법이자, 공동체 회복의 필수 조건이다. 변화와 혁신은 개개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새 정치세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고 부지런히 서대고 있다. 이런 시작이 올바로 방향을 잡아야 할 때다.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주고 감동으로 인정받겠다고 서두르지 말라. 이제는 물질과 감성을 잇는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온기 있고 향기로운 사회를 향한 실천 방향을 제대로 잡을 절실한 때다./이흥재(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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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7-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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