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08일 14시53분
[오늘과 내일]전북형 레드바이오산업
액수를 살펴보면 중국이 880억 달러(약120조원)로 1위였고 이어 아일랜드가 650억 달러(약88조원)으로 2위였다. 아일랜드는 미국의 무역적자국 순위에서 줄곧 6~7위권이었는데 작년에 4위, 그리고 올해는 2위로 올라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수출품목군에서 이러한 소위 “대박”을 터트려 아일랜드의 입장에서의 효자 수출 품목이 되었는가?
바로 고가의 비만 치료제 원료 호르몬 때문이다. ‘위고비’ 또는 ‘젭바운드’의 원료인 GLP-1계열의 비만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용 인슐린의 원료 때문이다. 올해 미국의 1사분기 동안 아일랜드에서 수입한 710억 달러 어치 상품 중에 절반인 360억 달러(약 49조원)어치가 이 약물이다. 인구 540만 명의 조그마한 나라에서 1년이면 거의 200조가 팔린다는 얘기이다. 이 정도면 인구 5400만명의 우리나라로 단순 환산을 하면 거의 2천조(3600억 달러) 어치의 엄청난 수출액과 맞먹는다는 얘기이다.
원래 GLP-1(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 glucagon-like peptide-1)은 조엘 하베너 미국 매사추세추 종합병원 교수가 1980년경에 발견하였고 스베틀라나 모스조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가 GLP-1의 아미노산 서열을 1990년경에 확인하였다. 로테 비에르 누센 노보노디스크 최고 과학 고문은 상용화된 치료제로 연구 발전시켰다. 이렇게 개발된 GLP-1기반 약물인 리라글루타이드는 2010년 미국 FDA에서 최초의 2형 당뇨병치료제로 승인된다. 이 미국의 세 과학자들의 연구개발은 2024년 레스커 상을 수상하여 가까운 시일 내에 노벨 의학상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그렇다면 왜 미국에서 지난 45년 동안 개발한 약물이 결국은 아일랜드에서 돈을 쓸어 담는 결과가 되었는가? 약물을 상용화하는 데 매진한 노보노디스크 외에 화이자, 일라이릴리, 에브비, 얀센, 노바티스 등의 법인세가 아일랜드에서 현격히 낮았기 때문이다. 즉 생산 거점을 아일랜드에 마련했기 때문이다. GLP-1의 엄청난 현금 파괴력에 대해서 약간 장황한 설명을 하였지만 이는 레드바이오(의료·제약) 사업군에 아주 빙산의 일각이다.
유사한 약물은 카탈린 카리코 박사와 드류 와이즈먼 박사가 2023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mRNA코로나19 백신이다. 2020년 12월 11일 Pfizer-BioNTech백신인 BNT162b2는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일주일 후 모더나 백신 mRNA-1273도 미국에서 승인이 되어 수많은 생명을 구하였고 또 돈도 엄청 벌었다.
2012년 노벨의학상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역분화줄기세포)를 발견한 일본 교토대학의 신야 야마나카 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의 존 거던 교수가 받았다. 이들은 분화가 종료되어 더 이상 분화가 되지 않는 세포인 피부 세포에서부터 야마나카 4인자(Klf4, Oct4, Sox9, c-myc 유전자)를 이용하여 모든 세포의 원점세포인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성질을 갖는 iPS를 발견하였다. 이는 계속 발전하여 현재의 오르가노이드, 보디오이드, 역노화, 항노화, 노화지연, 노화디자인, 수명연장 등의 새로운 의학파라다임의 지평선을 열고 있다.
상기 3가지 예를 위시한 대부분의 레드바이오 산업군은 성공만 하면 임팩트가 굉장히 크고 또한 산업적 영향도 지대하다. 짧은 지면에 인류의 대업적인 세 가지 예를 무리하게 설명하려 하였지만 레드바이오 연구를 위하여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산·학·연·병·관에 일치단결된 협동과 기나긴 연구개발에 대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레드바이오 산업군은 산·학·연·병·관의 인프라가 비교적 탄탄한 전북 지역에 적합한 산업군이라 할 수 있다./강길선(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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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7-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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