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7월 14일 08시07분
한강 개인전 '소화받지 못한 자들' 우진문화공간서 전시
전시는 사회가 설정해온 이상적인 신체 기준과 그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거부한 몸들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100g의 닭가슴살, 불규칙한 단식, 식사 대신 커피 한 잔 같은 방식으로 제시되는 신체 메뉴얼이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개인의 몸을 조율 가능한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모든 몸이 그 기준을 같은 방식으로 소화할 수는 없으며, 소화받지 못한 감각과 기억들은 대개 기록되지 않은 채 사라지거나 반복되는 새로운 기준에 의해 덮인다.
전시에 소개되는 조각작품 16점과 영상 및 설치 작품 11점은 기준에 들지 못한 몸들, 끝내 소화되지 못한 감정과 흔적들을 시각화한 작업으로 구성된다.
전시장에 비석처럼 놓인 조형물들은 그 흔적에 대한 애도이자 질문의 형상화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기준을 따르지 못한 몸들이 문제가 아닌, 그 기준 자체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소화받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몸들의 존재를 조명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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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7-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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