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8월 04일 14시26분
[경제와 미래]무역전쟁, 인재 전쟁에서 이기는 방법
그 민족적 포부가 무엇인가? 그것은 세계의 ‘주요 5개국(G5)’의 실질적 지위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경제 규모 세계 10위의 나라이면서 ‘주요 7개국(G7)’ 회의에 겨우 손님으로 초청받는 것은 우리나라가 제 몫을 찾아 먹지 못하는 결과다. 우리나라는 인구 5천만 명 이상에 국민소득 5천 달러 이상인 나라다. 현재의 주요 7개국에서 인구 4천만 명인 캐나다가 빠지고 우리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객관적인 판단이다. “주요 5개국”의 목표를 추진하면, 미국뿐만이 아니라 어떤 나라와의 무역전쟁에서도 경제주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민족적 포부가 국민 의식으로 자리 잡고, 그러한 의식을 가진 정치인들을 길러내면, 그것이 국가 이상이 되지 않겠는가?
한때 일본 사람들이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자기들의 국가 이상을 펼친 적이 있다. 중국도 그러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중국은 그러한 나라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도 세계 어느 나라에 대해서도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 주권이 바로 선다. 제대로 된 주권 국가가 되어야 국민 개개인의 인생도 정당한 ‘줏대(정체성)’를 지키며 살 수 있게 된다.
그러한 의식과 함께 과학기술의 독립국이 되어야 한다. 나는 이 기고를 통해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쉬운 예를 들어 말하면 자동차 운전을 잘하는 나라가 아니라, 자기 기술로 자동차를 잘 만들고, 잘 파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등을 유지하려면 모든 산업과 국가방위,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과학기술의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인구 3억 4천의 미국이 세계를 대상으로 광적인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자기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때문일 것이다.
눈앞에 닥친 위기는 인공지능(AI) 인재다. 외국에 나가 있는 전문가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와야 할 시점인데, 오히려 국내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라고 한다. 큰 일이다. 기업과 대학이 연구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과학기술 선도국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은 산학일체(産學一體)정신으로 기술 선도국을 이끌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은 과거의 수도원과 같이 사회로부터 격리된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학이 곧 산업단지로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은 연구하고, 대학은 창업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기업과 대학의 구별이 없어질 정도의 혁신을 해야만 인재 전쟁에서 이기는 나라가 된다.
새 정부는 ‘주요 5개국’ 진입을 목표로 삼아 연구개발에 역점을 두는 과제를 실천하기 바란다. 인재 전쟁에서 이기려면, 기업과 대학의 연구개발에 대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지지와 지원을 해야 한다. 중국이 미국을 넘어서는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이룩한 것에는 그들의 대학개혁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이른바 대학의 쌍일류(雙一流)정책이다. “자기 대학을 세계 일류로 만들어라, 그 가운데 학과 한 개는 세계 일류로 만들어라!” 그들의 목표 달성을 위하여 중국 정부는 지원을 먼저하고 평가는 나중에 하고 있다. 후발 국가와의 경쟁에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사례가 되지 않도록 정신 차려야 한다. 우리 정치가 여의도에서만 맴도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우주 정복에 나가고 있다. 당쟁이 조선의 멸망을 가져온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여의도 권력투쟁에 매몰되어 전 국민을 현대판 당쟁 속으로 몰고 간다. 정신 차리자. 새 정부는 인재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바로 보고,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김도종 (사)한국 소프트웨어 기술인협회 이사장. (전) 원광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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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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