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8월 06일 16시07분
이춘석 '주식 파문', 전북과기원도 휘청
-민주당 제명, 이 대통령은 국정기획위원 해촉 등 일파만파-검찰개혁, 전북KAIST 설립, 대선공약 국정과제화 등도 불똥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춘석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의원을 제명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전날(5일) 밤 이 의원이 스스로 탈당계를 제출한 것을 놓고선 “당규 제18조에 규정된 ‘징계를 회피할 목적으로 징계 혐의자가 탈당하는 경우 각급 윤리심판원은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 제19조에 규정된 ‘윤리심판원은 탈당한 자에 대해서도 징계사유의 해당 여부와 징계시효의 완성 여부를 조사할 수 있다’에 의거해 이춘석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에 취임하자마자 이런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다. 추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기강을 확실히 잡고 재발방지책도 마련하겠다”며 머릴 숙였다.
이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또한 곧바로 6선 중진인 추미애 의원을 내정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즉각,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아온 이 의원을 해촉한 채 후임자를 내정했다. 또한 엄정한 수사도 공개 촉구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차명거래, 내부정보 이용 등 이춘석 의원의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진상을 신속히 파악하고 공평무사하게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원 제명이 아닌 의원직을 제명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곽규택 국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제명쇼’로 눈속임하지 말고, 당장 국회법에 따라 이춘석 의원의 의원직을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간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국민과 약속했는데 이춘석 의원이 ‘패가망신 사례 1호’가 아니냐”며 거듭 엄벌을 요구했다.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갓 시작된 검찰 개혁은 동력 상실을 우려할 처지가 됐다.
변호사 출신이자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온 이춘석 의원은 검사 출신인 이성윤(전주을), 판사 출신인 박희승(남원·장수·임실·순창) 의원 등과 함께 검찰개혁 선봉대를 자처해왔다. 하지만 검찰 개혁은커녕 본인이 수사 받게 생겼다.
지역사회 현안 또한 줄줄이 표류할 조짐이다.
당장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공약을 국정과제에 반영하는게 힘겹게 생겼다. 이 의원의 국정기획위원직이 박탈됐기 때문이다.
전북판 카이스트(KAIST)로 불려온 전북과학기술원 설립사업 또한 마찬가지다. 이 의원은 그 실현을 가능케 할 전북특별법 개정안을 지난 1일 대표 발의한 상태다.
앞서 발의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 처리 또한 난항이 우려된다. 법안은 경영난이 심각한 남원이나 진안 등 소멸위기지역 지방의료원의 경우 공공의료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기부금품 모금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이 의원이 대표발의, 또는 공동발의한 법안은 현재 각 상임위에 계류된 것만도 무려 300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그만큼 지역사회가 풀어나가야할 과제도 많은 셈이다.
지역 정치권은 이 같은 실태를 싸잡아 지역발전을 기대해온 전북도민에 대한 ‘배신 행위’와 같다며 일제히 질타하고 나섰다.
진보당 전북자치도당은 논평을 통해 “전북의 정치인들이 잇달라 국회 상임위원장과 장관직으로 선임되면서 이른바 ‘전북 홀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일어난 이춘석 의원의 현 사태는 전북도민들에게 충격과 배신을 안긴 행위”라며 “국회 윤리특위는 즉각 진상조사와 함께 그에 따른 엄중한 징계를 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조국혁신당 전북자치도당 또한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요직에 전북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오랜 소외를 벗고 중심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움텄는데, 이춘석 의원의 차명 주식거래는 그렇게 희망하고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것과 같다”며 “이춘석 의원은 즉시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의원직이 전북 발전의 도구가 아니라 수사의 방패막이로 쓰여선 안 된다”며 거듭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이춘석 의원은 지난 4일 본회의 도중 스마트폰을 이용해 보좌관 명의로 주식을 거래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파문을 일으켰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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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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