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상래 - 2025년 08월 10일 14시58분
[특별기고]탁류(濁流)를 청류(淸流)로
산업인력공단 전북서부지사장 유승각
‘금강... 부여를 한 바퀴 돌려다가는 급히 남으로 꺽여 단숨에 논산, 강경까지 들이 닫는다. 여기까지가 백마강, 이를테면 금강의 색동이다. 그러나 부여 전후가 한창이지, 강경에 다다르면 장꾼들의 흥정하는 소리와 생선 비린내에 고요하던 수면의 꿈은 깨진다.’ 채만식은 장편소설 『탁류』에서 점점 탁해지는 금강의 물줄기를 비유하여 탁한 시대의 흐름과 비극적 사건을 암시한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뜬금없지만 탁했던 물줄기가 청류(淸流)로 맑아지는 경우는 없을까? 떠올려 본다. 실제 물줄기는 아니지만 유사한 기류를 관찰할 수 있는 지표는 있다. 올해 2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청렴도(CPI·부패인식지수)는 공공·정치 부문의 부패 수준을 평가하는 국제지표로써 한국은 2016년 53점에서 2024년 64점으로 180개 국가 중 30위를 기록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탁했던 한국의 공공·정치 부문이 맑아지고 있다는 신호일 것이다. 70점을 넘어야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로’ 평가된다고 하니 아직도 갈 길이 멀 수도 있겠지만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면 공공부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기류 또한 청류로의 변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는 가능한 것이 훨씬 더 많다는 믿음 속에서 필자가 근무하는 전북서부지사에서도 몇 겹의 필터를 덧대어 청류로의 변화에 일조하고 있다. MZ세대 중심의 ‘청플루언서_청렴+인플루언서’를 만들어 SNS를 통해 청렴의 이미지를 젊고 역동적으로 공유하며, 지역 주민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군산의 대표 어종 ‘박대’를 캐릭터화한 ‘박대박사(博士)’도 제작 소통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세대 간 언어 차이를 줄이기 위한 ‘청말챌린지_긍정의 말 바꿔 표현하기’는 일상 속 ‘갑질’ 또는 부정의 표현을 긍정의 언어로 치환하여 소통함으로써 내‧외부 고객 간의 상호 존중을 실천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지속적인 청렴 활동들이 사회 전체를 투명하게 변화하는 단초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과거에 혼탁하게 비추어졌을 수도 있는 공공부문의 역할과 위상을 보다 맑아진 청류 속에서 국민들이 바로 인식할 수 있는 시기가 머지않아 오기를, 공공기관의 종사자이기에 앞서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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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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