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8월 12일 15시42분
[오늘과내일]그대의 이름은 꽃 방위
제일 선망의 대상은 6방이었다. 6개월 근무인데 이대독자 또는 부선망 독자, 국가유공자의 후손이 대상이었다. 1981년까지는 12방(12개월 근무), 1985년까지는 14방(14개월 근무) 그리고 1994년까지는 18방(18개월 근무)이었다. 이후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바뀌었다. 사실은 일정한 개월 수를 근무하여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8시간 근무에 도장 한 개를 찍어서 정해진 날짜만큼 도장이 채워지면 소집 해제가 되었다.
일례로 1978년 11월에 무장 공비가 충남 홍성 지역에 침투하여 1개월 후에 월북한 무장 공비 남침 사건에서 많은 방위병들이 차출되어 불침범과 보초를 섰다. 이때 하루 24시간 근무에 도장을 3개씩 찍어서 많은 방위병들이 조기에 소집 해제되기도 하였다. 이 방위 병력이 부족 되는 사태로 1981년도에 본인까지 방위로 뽑히는 행운(?)을 맞이하였다. 당시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4년제 대학 재학생들은 거의 100%가 현역 입대였었다.
당시의 대학교과과정은 교련을 3년 6학기 6학점을 이수하게 되었다(A학점 맞기는 정말로 힘들었다). 일 학점 4시간 즉, 매주 하루 오후 내내 교련교육을 받았다. 매 학기 한 차례 하루 종일 행군도 했었고, 1학년 때에는 문무대에서 10박 11일 입소도 하였다. 문무대 입소 시에는 모든 학생들이 군인머리로 필수적으로 깎아야 했기 때문에 많은 남학생들이 눈물을 흘렸다.
당시에는 현역복무가 36개월이었는데 교련학점 1학점 당 1개월씩을 감해 주었다. 즉 3학년까지 6학기 교련수업을 이수하고 가면 6개월을 단축시켜 주어 30개월 복무를 하였다. 방위병은 1년 교련교육 이수 당 7일을 감해주어 3년 교련교육을 받고 가면 도장수 21개를 감해 주었다. 방위병들을 부를 때 대표적으로 ‘똥방위’라고 불렀는데 동사무소에서 예비군 소집 통지서를 배달했기 때문이었다. 이 이외에도 많은 별명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희화화하거나 비하한 별칭이었다.
이유는 부대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는 화장실청소, 군부대정비, 건축보조, 조리병, 수리수선병, 통신병보조 등 가장 기본적인 노동일을 주로 하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4년제 대학의 진학률이 15% 내외인 상태에서 필자는 대학원 진학 후에 방위에 소집되어 고학력자라고 반면 많은 고통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었다.
필자가 근무했던 지역은 해안 지역이라서 해안 경계를 많은 방위병들이 현역들하고 같이 근무를 하였다. 본인 같은 경우에는 보직을 처음에 방위계 인사 행정병으로 근무하다가 조리병 그리고 콩나물·두부공장에서 근무하였었다. 내 방위 동기생들이나 친구들은 수많은 보직에서 정말로 방위같이 일을 하여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였다.
대부분의 방위병들은 빈곤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도시락 가방을 들고 다녔는데 가방 속에 무엇이 들은 줄 몰라서 북한에서 못 쳐들어온다고도 하였고 방위의 계급서열은 준위 다음에 또는 대위 다음에 방위라고도 자조하기도 하였다.
필자 자신은 비교적 방위를 즐겼던 편이었다. 지금부터 43년 전이 기억으로는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전혀 걱정이 없었던 참으로 순수하였던 시기도 하였다. 내 인생 가장 황금기인 청춘시절에 대해 보냈던 방위 시기는 그대로 말 그대로 “꽃방위“이었다.
어쨌거나 군사 문화가 대세였던 지난 산업근대화 시절에 가장 낮은 계급의 방위 신분을 가져 여러 가지로 미안도 하고, 떳떳하지도 못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드디어 방위병 출신의 국방부 장관이 탄생하였다니 금석지감이다. 세상에, 이런 세상도 오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새로운 국방부 장관께서는 훌륭히 직책을 수행하시리라 믿는다.
/강길선 (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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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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