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8월 18일 14시50분
[경제와 미래]전북, 비약을 준비하자
대표 국가사업인 새만금 개발은 기대에 비해 지지부진하여 가시적인 결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전 세계에 전북을 알릴 절호의 기회였던 잼버리 대회는 오히려 깊은 상처만 남겼다. 도청 소재지인 전주에는 아직도 국제적 규모의 컨벤션센터가 없어 국내·외 대형행사 유치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북은 ‘기회는 많으나 실행력이 부족한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이 보유한 고유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 전략, 산업구조 혁신, 정주 여건 개선이 절실하다. 전통문화와 관광자원을 창의적으로 결합한 통합적 접근, 그리고 새로운 경쟁력 있는 산업 창출을 통한 도약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북 메가비전 프로젝트’는 기대할 만하지만, 화려한 계획보다 가시적 실행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 발전을 위한 몇 가지 핵심 제안을 제시한다.
첫째, 농생명·식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다. 김제평야를 중심으로 한 우수한 농업 기반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전북대, 원광대 등 우수 연구개발 인력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 단순한 1차 농산물 생산을 넘어 기능성 식품, 스마트팜, 바이오 농자재, 발효식품 등으로 산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 특히 전통 발효기술과 현대 생명공학을 융합한 포스트바이오틱스 시장 선점이나 로컬푸드의 브랜드화를 통한 농가 소득 증대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새만금사업의 전략적 재구성이 요구된다. 세계 최대 방조제를 구축 생산, 산업단지 화가 가능한 새만금은 전북 최대의 자연자원이다. 해양과 배후 생산단지를 연계한 특화 수출단지로 개발하면 잠재력이 어느 지역 보다 크다. 도내 포함 수입 원료를 기반으로 전략상품을 개발하고 현지에서 가공, 수출까지 연결해 물류비 절감과 경쟁력 강화가 가능하다. 해양관광 복합지구와 산업단지를 기능별로 분리 개발하고, 민간자본과 연계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문화·관광 산업의 체계적 육성이다. 전주는 전통문화의 중심지이지만 이를 고부가가치 관광자원으로 연결하는 전략이 부족했다. 단순 관광지를 넘어 문화체험 형 복합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남원의 판소리, 고창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정읍의 동학사상 등 전북 전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연계한 ‘K-문화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북 전체가 글로벌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국제 수준의 컨벤션센터 건립은 시급하다.
넷째, 광역 거점 도시 전략과 정주 여건 개선이다. 전주·익산·군산을 하나의 생활·산업권으로 묶는 광역경제권 전략이 필요하다. 전주는 행정·문화 중심지, 군산은 항만·물류 및 해양산업, 익산은 교육·의료 및 첨단소재 중심지로 기능을 특화해 상호 보완해야 한다. 동시에 주거, 교육, 의료,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젊은 인재와 가족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 청년 창업과 귀농·귀촌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 체계 확립이다. 대학과 연구기관을 리모델링해 기업과 연계시키고, 대학은 ‘the best’가 아닌 ‘the only one’ 전략으로 특성화해야 한다. 민·관·학이 함께 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수립하고, 강도 높은 점검과 합리적 피드백으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는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체제를 재구축해야 한다. 인기 위주의 정치적인 단발성 사업이 아니라, 전북 고유의 산업생태계와 문화정체성에 기반 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통합모델을 정립하고, 치밀한 실행으로 전북은 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 머뭇거리면 영원히 낙후를 면치 못한다./신동화(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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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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